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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린 "외할머니 손숙 보며 연기, 자랑스럽다는 말 뿌듯했죠"

미국뉴스 | | 2026-03-04 09:06:37

하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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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호주 배우, 넷플릭스 '브리저튼4'서 주인공 소피 열연

"강남서 합격 전화 받고 눈물"…"노출 장면 부담 컸지만 안무짜듯 조율"

"단순 신데렐라 이야기 아냐…동양인 입지에 책임감 느껴"

 

 

배우 하예린[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하예린[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데렐라는 왕자가 손을 내밀었을 때 주저 없이 잡지만, '브리저튼4'의 소피는 구원의 손길을 즉각 잡지 않아요. 이 작품과 신데렐라 이야기의 가장 큰 차이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4'에서 주인공 소피를 연기한 배우 하예린은 4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단순한 신데렐라 이야기로 접근하지 않았다고 했다.

19세기 영국 사교계를 배경으로 한 '브리저튼'은 브리저튼 가문의 8남매가 진실한 사랑과 결혼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의 간판 오리지널 시리즈다.

 

시즌4에서는 브리저튼 가문의 차남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슨 분)과 하녀 신분의 동양인 소피 백(하예린)의 로맨스가 그려졌다.

귀족 남성과 신분이 낮은 여성의 로맨스란 점에서 많은 이들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올렸지만, 하예린은 이 이야기가 신데렐라와 다른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1화를 빼고는 신데렐라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며 "'브리저튼4'는 계층과 사회적 지위, 외모 등에서 벗어나 진실로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가고, 사회가 가로막더라도 그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하예린은 이 작품이 넷플릭스 글로벌 영어 쇼 부문 1위와 국내 시청 순위 2위까지 오른 것에 대해 "비현실적인 일 같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외국 작품이 국내에서 차트에 오르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해주셨는데, 오늘 국내 차트 2위까지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어요. 글로벌 1위를 했다는 것도 사실 실감 나지 않았죠."

이번 시즌은 한국계 호주인 하예린이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돼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하예린은 흥미로운 캐스팅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그는 "한국에 머물던 중 오디션 제안을 받고 하루 만에 대사를 외워 셀프 테이프를 찍어 보냈다"며 "이후 강남에서 어머니와 밥을 먹다가 최종 합격 전화를 받고 함께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흘렸다"고 회상했다.

"사실 (오디션을 보면서도)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았어요. 상대역 루크 톰슨과 합을 맞춰봤을 때도 저보다 더 예쁜 여자 배우가 있지 않을까, 재능도 실력도 더 좋은 배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근데 루크는 제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바로 들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원작 소설의 '소피 베켓'은 하예린의 합류와 함께 '소피 백'(Baek)으로 재탄생했다.

그는 "합격 통보 후 쇼 러너(총책임자) 제스 브라우넬과의 화상 미팅에서 소피의 성 '베켓'을 한국 성씨로 바꾸는 게 어떻냐'는 제안을 받았고, 'B'로 시작하는 성을 고민하다가 제가 '백'씨를 이야기했다"며 "한국계 배우로서 제 정체성에 맞게 성을 바꾸는 것이 너무 속 시원했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한국 연극계의 대모인 배우 손숙의 외손녀이기도 한 그는 "어릴 적 할머니의 1인극을 보며 예술의 힘과 배우라는 직업의 멋짐을 깨달았다"며 외할머니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다고 돌아봤다.

하예린은 외할머니 손숙의 '브리저튼4' 시청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할머니께서 눈이 안 좋으신데도 '브리저튼4'를 다 보셨더라고요. 노출 장면은 조금 민망해 하셨지만, '자랑스럽고 사랑한다'고 문자도 보내 주셨어요. 할머니께서 '예전에는 제가 손숙의 손녀 하예린이었는데, 요즘은 하예린의 할머니 손숙으로 바뀌었다'고 말씀해주시는데 한 편으론 짠하면서도 뿌듯했어요."

'브리저튼4'는 하예린에게 큰 기회였지만 그만큼 부담도 컸다.

특히 '브리저튼' 시리즈에 등장하는 노출 장면에 대해서는 "사실 부담도 크고 고민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화면 속 여성의 몸에 대해 얼마든지 비난하고 비판해도 되는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두려움이 컸다"며 "특히 한국은 서구권 대비 더 엄격한 미의 기준이 있다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행히 촬영 현장에서 (제작진이) 수위 높은 장면도 마치 하나의 안무를 짜듯 조율해주셨다"며 "덕분에 배우 입장에서 현장이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최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과거 '동양을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온 하예린은 현재 할리우드에서의 입지에 대해 겸손하게 답했다.

"사실 전 아직 시작점에 서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때로는 제가 이 자리에 온 게 오로지 운 때문이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느꼈죠. 하지만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것에 굉장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그는 할리우드 내 아시아계 배우들의 입지 변화에 대해선 "조연이든 주연이든 동양인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오디션 기회가 늘어나는 것 자체로 확연한 변화가 느껴진다"며 "제가 동양인을 대변해 변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어 기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최근 '브리저튼4'의 일부 해외 홍보활동 과정에서 하예린을 홀대했다며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하예린은 "현장에서 인종차별이나 개인적인 차별을 느낀 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세부적인 디테일이 간과된 지점은 있었던 것 같지만, 결코 의도적이진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혐오나 지나친 비난으로 이어지기보다는, 서로 관용을 보이고 디테일을 놓쳐선 안 된다는 것을 함께 배워나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하예린은 '브리저튼'의 다음 시즌에도 출연할 예정이며 한국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혔다.

"기회만 있다면 한국 작품에서도 인사드리고 싶어요. 특히 한국 작품으로 국제영화제에 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연합뉴스>

 

배우 하예린[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하예린[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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