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사회적 불평등에 수십년간 '양심의 목소리'
소외계층 세력화…비공식 외교로 인질협상 성과도
한국과도 인연…1986년 김대중 연대·2018년 한반도 평화 촉구
미국의 저명한 흑인 인권 운동가로 대권에도 도전했던 제시 잭슨 목사가 8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고 17일 유족이 성명을 통해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유족은 성명에서 잭슨 목사의 부고를 알리며 "아버지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이들을 섬기는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앞서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잭슨 목사는 그의 멘토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의 주도한 1960년대의 격동적인 민권 운동 시절부터 미국 흑인과 소외 계층의 권익 향상에 앞장서 왔다.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71년 흑인 민권 단체 '오퍼레이션 푸시'를, 1984년에 여성 권익과 성소수자 권익까지 아우르는 민권 단체 '전미 무지개 연합'을 각각 설립했다.
두 단체는 1996년 '레인보우푸시연합(RPC)'으로 합병돼 미국 내 소외계층을 전반적으로 아울러 대변하는 조직으로 거듭났다.
잭슨 목사는 2023년 RPC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50년 이상 단체를 이끌며 인권 운동에 투신했다.
인종, 성, 종교를 뛰어넘어 소외된 이들을 결집한 무지개 연합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대선 승리를 뒷받침한 토대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탁월한 웅변을 앞세워 인종차별과 사회적 불평등의 해소에 앞장서 온 그는 비공식적인 외교로도 유명했다.
그는 공식적인 직함은 없었지만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 해외 분쟁지에 억류된 미국인과 타국인들의 석방을 끌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잭슨 목사는 1984년과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흑인 유권자들과 백인 자유주의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며 선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08년 당선되기 전까지 흑인으로서 잭슨 목사만큼 주요 정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에 근접한 인물은 없었다.
잭슨 목사는 말년에도 꾸준히 흑인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2020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 경찰의 가혹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기도 했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잭슨 목사는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1986년 한국을 방문해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고 가택연금 상태였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한국의 넬슨 만델라'(세계적 인권 운동가이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전 대통령)로 부르며 지지를 표명해왔다.
잭슨 목사는 2018년 두 번째 방한 때는 한국 정치권, 종교계 등과 폭넓게 교류하며 한반도에 평화 메시지를 전했다.
한반도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표명해온 그는 2018년 방한 당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을 종전의 날, 평화의 날로 바꿔야 한다"며 종전 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