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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지지층 갈등 요인이었던 전문직 비자…트럼프의 '유턴'

미국뉴스 | | 2025-09-21 09:08:26

신구 지지층 갈등 요인이었던 전문직 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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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등 빅테크 신세력 '유지' vs 배넌 등 마가 구세력 '축소' 주장

신세력 편들어줬던 트럼프, 수수료 대폭 인상하며 입장 선회

H-1B 근로자 출신국 인도 71%, 중국 12%…한국은 1%로 5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전문직 취업이 가능한 'H-1B' 비자의 수수료를 기존의 100배인 10만 달러(1억4천만원)로 인상한 것을 계기로, 이 비자를 둘러싸고 수개월째 친(親)트럼프 세력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구 세력의 갈등 양상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집권이 시작되기 전부터 H-1B 비자 문제에 대해 정반대 의견을 밝혀왔다.

 

친트럼프 인사들 중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수장을 맡았던 바이오제약사 '로이번트 사이언시즈'의 창업자 비벡 라마스와미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이 제도에 호의적 입장을 밝혀왔다.

 

테크업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이 두 사람은 테크 분야 미국 대기업들이 이 비자를 이용해 외국인 근로자들을 초청해 근무시키는 관행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본인이 H-1B 비자 덕택에 미국에서 일할 기회를 잡았던 머스크는 작년 12월에 본인이 최대주주인 소셜 미디어 X에서 H-1B 비자에 관해 부정적 발언을 한 사람에게 욕설 표현을 포함해 거센 반박을 한 적도 있다.

머스크는 "내가 스페이스X, 테슬라, 그리고 미국을 강하게 만든 수백개의 다른 기업들을 만든 수많은 핵심 인물들과 함께 미국에 있는 이유는 H-1B 비자 덕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망가졌고 대규모 개혁이 필요하다"면서도 H-1B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최소 급여 기준을 대폭 높이고 H-1B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올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1995년 스탠퍼드대 대학원에 입학허가를 받고 미국으로 갔으나, 실제로는 대학원에 등록하지 않고 취업을 거쳐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미국에 교환학생·방문연구원·교환교수 등을 위한 '교환방문자'(J-1) 비자로 가서 체류하다가 취업을 통해 H-1B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머무를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공동창업자이며 인공지능(AI) 기업 앤스로픽의 최고제품책임자(CPO)가 된 마이크 크리거도 H-1B 비자를 계기로 미국에서 성공 기회를 잡은 테크업계 인사다.

 

브라질 태생이며 스탠퍼드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은 크리거는 졸업 후 초기 인스턴트 메시징 플랫폼 '미보'에 취업해서 H-1B 비자를 받아 미국에 계속 머무를 수 있었으며, 만약 그러지 못했더라면 인스타그램 창업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우파 논객 스티브 배넌은 작년 12월 그의 '워 룸' 팟캐스트에서 H-1B 비자가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에 의한 "사기"라며 이를 통해 "미국 일자리를 뺏어가는 일이며 사실상 저임금 노예계약으로 종노릇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집권 1기 전부터 지지해오던 이른바 '마가'(MAGA) 인사들 중에는 H-1B 비자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뺏고 있다며 이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이들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도 당초 H-1B 비자와 관련해서는 머스크를 비롯한 신흥 지지층의 손을 들어줬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수수료 대폭 인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유턴"이라고 평했다.

H-1B 비자는 "고도로 전문화된 지식체계의 이론적 그리고 실제적 응용"과 "미국에서 그 직업에 입문하기 위한 최소 요건에 해당 분야의 학사 이상 학위 혹은 그에 상응하는 자격의 취득"이 있어야만 하는 미국 내 전문직에 외국인이 취업할 수 있도록 해주는 비자다.

비자는 보통 유효기간 3년으로 발급되며, 연장이 가능하며, 영주권을 신청한 상태에서 더 연장할 수도 있다.

회계연도별로 연간 신규 비자 쿼터는 6만5천 건이고 여기 더해 미국 대학에서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한 외국인들을 위한 추가 쿼터 2만 건이 더 있어 도합 연간 쿼터는 8만5천건이다.

다만 고등교육기관이나 비영리 연구기관 등 일부 고용주들은 쿼터에서 제외되며 다른 예외도 있다.

매년 H-1B 비자 신규 신청자 수는 쿼터보다 훨씬 많으며, 배정은 추첨으로 이뤄진다.

올해 1월 이민자 옹호 단체 'FWD.us'가 내놓은 추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H-1B 비자 보유자는 약 73만명이다.

이는 미국 전체 피고용인 수(올해 9월 기준 1억6천300만명) 대비 0.45% 수준이다.

뒤집어 말하면 미국 전체에서 고용된 사람 중 H-1B 비자를 받아 고용된 사람은 200명 중 한 명 꼴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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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H-1B 비자 청원 승인 받은 근로자들의 출신국가(서울=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2024 회계연도에 H-1B 비자 청원이 승인된 근로자들의 출신 국가 1∼10위의 표. 출처는 2025년 4월 29일자로 연방의회에 국토안보부(DHS)와 미국 이민국(USCIS)이 제출한 2024 회계연도 'H-1B 전문직 근로자의 특징' 보고 자료. [보고서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2025.9.21.

H-1B로 미국에서 일하는 근로자 중 압도적 다수는 인도 출신이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미국 이민국(USCIS)이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 1일부터 2024년 9월 30일까지)에 H-1B 비자 청원이 승인된 전문직 근로자 39만9천395명의 출생 국가를 따져볼 때 인도가 28만3천397명으로 71.0%를 차지해, 2위인 중국(4만6천680명, 11.7%)보다 훨씬 많았다.

한국 출신은 3천983명(1.0%)으로 출신 국가 순위로는 5위였고, 필리핀(5천248명, 1.3%, 3위), 캐나다(4천222명, 1.1%, 4위)와 비슷했다.

멕시코, 타이완, 파키스탄, 브라질, 나이지리아가 출신 국가 6∼10위였고, 각각 1% 미만이었다.

이 집계는 신규고용(전체 승인 건수의 35%)뿐만 아니라 체류기간 연장(25%), 내용 수정(24%), 고용주 변경(16%) 승인까지 포함한 것이다.

근로자의 직업으로 보면 '컴퓨터 관련'이 63.9%를 차지해 압도적 다수였고, '건축·엔지니어링·측량'이 10.2%, '교육'이 6.0%, '행정적 특화직'이 5.4%, '의학·건강'이 4.2%, '수학과 물상과학'이 2.8%, '생명과학'이 1.9%, '관리자와 임원'은 1.7%, '기타 전문·기술·관리직'이 1.2%였다. '사회과학'은 1% 미만이었다.

성별 비율은 신규 고용에서는 남성 63%, 여성 37%였고 계속 고용에서는 남성 74%, 여성 26%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근로자가 H-1B 비자로 미국에서 일하려면 고용주가 비자 '청원인'으로서 나서줘야만 한다.

고용주는 미국 테크 대기업인 경우가 가장 흔하고, 인도계 IT 컨설팅·아웃소싱 기업들인 경우도 많다.

USCIS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4년 10월 1일 시작된 2025 회계연도에 들어서 올해 6월 30일까지 가장 많은 H-1B 비자를 할당받는 데 성공한 기업은 '아마존닷컴서비시즈'로, 1만44명분을 확보했다.

이와 별도로 아마존 계열사 중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시즈'가 2천347명분, '아마존개발센터US'가 1천431명분을 확보해 기업 순위에서 각각 11위, 24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테크 대기업들인 마이크로소프트(5천198명분), 메타(5천123명분), 애플(4천202명분), 구글(4천181명분)이 각각 3∼6위였다.

기업 순위 2위는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서비스·컨설팅 기업 '타타 컨설턴시'로, 쿼터 중 5천505명분을 받았다.

원래 인도에서 창립됐으나 본사 소재지를 미국 뉴저지주로 옮긴 IT 컨설팅·아웃소싱 업체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설루션즈 US 코프'도 2천493명분을 받아 7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 계열사로 추정되는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설루션스 US'는 이와 별도로 1천167명분을 받아 기업 순위 26위에 올랐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2천440명분),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기업 월마트(2천390명분), 회계·컨설팅기업 딜로이트컨설팅(2천353명)등이 H-1B 배정 건수 8∼10위 기업이었다.

H-1B 승인 건수가 많은 지역을 고용주 기업의 위치로 따져보면 주 단위로는 세계 테크업계의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와 그 교외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가 가장 많았다.

도시 권역 단위로는 그 밖에도 뉴욕, 워싱턴DC, 댈러스, 시카고, 보스턴 등이 상위권에 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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