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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관세 깎았지만 ‘쿼터’ 함정…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미국뉴스 | | 2025-05-12 09:16:37

미·영 첫 협상 주목할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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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첫 협상 주목할 점

미 소고기 받고 차 관세 낮춰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과 처음으로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특히 품목관세 적용 대상인 자동차 관세를 낮추기로 하면서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도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자동차 관세 인하 조건으로 수출 물량 할당제(쿼터)를 내걸면서 향후 한미 통상 협상에 독소 조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미영 경제 번영 협정(EPD)’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매년 미국산 소고기 1만 3000톤을 무관세로 영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으며 영국은 기계류·농산물·에탄올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영국은 미국이 전 세계 수입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25%의 품목관세를 낮출 수 있게 됐다. 영국의 대미 자동차 관세는 연간 10만 대에 한해 10%(최혜국 관세 2.5% 별도)로 낮아지며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철폐된다. 지난해 영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가 약 10만 대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체 수출 물량에 대해 쿼터를 준 셈이다. 다만 미국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 10%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번 협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미국이 품목관세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렸다는 것이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품목은 자동차인데 이번 미영 협상에서 품목관세를 깎을 수 있다고 확인한 점은 우리 측에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 상위 3개 품목(자동차·반도체·차 부품) 수출액이 전체 대미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로 이 3개 품목은 모두 상호관세가 아닌 품목관세 적용 대상이다. 우리 측에서는 상호관세보다도 품목관세 협상 가능 여부에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만 영국처럼 쿼터제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쿼터가 오히려 우리 기업들에 족쇄가 될 수도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한국산 제품들이 있으니 오히려 쿼터 적용 없이 부딪히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미국이 막무가내로 물량 할당을 강요할 경우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량은 143만 2700대에 이른다. 이 중 약 101만 대를 수출한 현대·기아차가 미국 현지 생산을 현재 약 70만 대에서 120만 대로 늘리더라도 최소 93만 대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겨야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대차는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생산 물량을 연간 50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더구나 미국 현지 공장 생산 확대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쿼터 물량이 100만 대가 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영국에는 상당히 너그러운 협상 조건을 내밀었을 것”이라며 “적자국인 한국과의 협상은 더 터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쿼터 물량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가 국내 생산을 급격히 줄이면 수만 명의 고용이 흔들린다”며 “품목관세를 낮춰도 10% 관세는 적용되기 때문에 정부가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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