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 당국 발표
몬테네그로 당국이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400억 달러 가까이 막대한 피해를 입힌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함께 체포됐던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를 5일 한국으로 추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몬테네그로 경찰청은 이날 성명을 내고 “J.C.H(한창준)는 금융투자 사기 행위와 관련된 추가 형사범죄에 대한 형사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오늘 한국 사법경찰에 이송됐다”며 “그는 권도형의 사업 파트너”라고 밝혔다.
한창준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면서 테라·루나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검의 수사와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에 대한 재판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씨는 권도형씨와 신현성씨가 공동창업했던 테라폼랩스에서 최고재무관리자(CFO)로 일했고 테라폼랩스와 밀접한 관계였던 차이코퍼레이션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권도형씨와 한창준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한씨가 세르비아에서 소유하고 있는 200만달러 상당의 고급 아파트에서 숨어 지내다가 지난해 3월 인접국인 몬테네그로 국제공항에서 위조 여권을 이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해외 도피 11개월 만에 검거됐다. 체포 직후 뉴욕 남부 연방지방검찰청(SDNY)은 투자자 기만·시세 조작·상품 사기·증권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권씨를 기소했다.
한편 권도형씨는 범죄인 인도를 원하는 한국과 미국 중 어느 곳으로 송환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권씨 측은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에 따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에서 권씨의 범죄인 인도 여부를 재심리 중이다.
이와 관련한 결정은 권씨의 구금 기간이 끝나는 이달 15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송환 결정을 유지하면 법무부 장관이 권씨를 어디로 송환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