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개봉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대본을 읽었어요. '정말 이렇게 했다고?' 하는 생각이 들면서 깜짝 놀랐어요."
박영주 감독의 영화 '시민덕희' 주연 배우 라미란은 7일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당시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다음 달 개봉하는 '시민덕희'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당한 평범한 소시민 덕희(라미란 분)가 잃어버린 돈을 직접 찾기 위해 중국 칭다오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덕희에게 돈을 뜯은 사기범 재민(공명)이 다시 전화를 걸어온 게 실마리가 된다.
박 감독은 2015년 발생한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그는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아닌, 평범한 시민이 영웅이 되는 실화에서 굉장한 힘을 느꼈다"면서 "(사기를 당한 건) 피해자들 잘못이 아니라고 진심을 담아 위로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미란 역시 "이 이야기를 영화로 보면 통쾌할 것 같았다"며 "저는 누구보다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엄마 역을 많이 해왔지만, (캐릭터가) 이렇게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린 적은 없었다"며 "그래서 엄마라는 자리가 더 버겁고 힘들게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덕희의 보이스피싱 조직 소탕 작전에는 많은 '동료'들이 투입된다.
덕희와 같은 세탁공장에서일하는 봉림(염혜란), 그의 동생으로 중국에서 택시 기사로 일하는 애림(안은진), 아이돌 '홈 마스터' 출신 숙자(장윤주) 등이다.
염혜란은 극 중 중국어와 옌볜 사투리를 구사해야 해 교과서를 펼쳐놓고 기초부터 공부했다고 한다. 촬영장에서도 구석에서 연습을 계속했다.
그는 "저를 보고 제2의 라미란이라는 얘기를 하고는 하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넘을 수 없는 벽 같은 게 느껴졌다"며 "라미란은 중년 여성 배우의 상징이자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강조했다.
라미란과 드라마 '나쁜엄마'에서 호흡을 맞춘 안은진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선배님의 리더십을 잘 알게 됐다. 덕분에 드라마도 잘 찍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안은진은 지난해 개봉한 안태진 감독의 '올빼미'에서 소용 조씨 역으로 스크린에 데뷔했지만, 촬영 시기는 '시민덕희'가 먼저다. '시민덕희'가 안은진에게는 첫 영화인 셈이다.
그는 "최근 (내부)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봤는데 풋풋한 신인 시절 얼굴이 담겼더라"면서 "첫 영화라 너무 떨려 언니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더니 장윤주 언니가 집에 와 1대1 레슨을 해줬다"며 웃었다. 내년 1월 개봉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