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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으니 귀도 어두워”… 그냥 넘겼다간 치매 위험

한국뉴스 | | 2026-08-04 09:23:28

나이 먹으니 귀도 어두워, 그냥 넘겼다간 치매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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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양기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 발병 위험요인 다양…난청 기여도 7% 수준

뇌로 들어가는 자극 줄면서 뇌세포 위축도 빨라져

청력검사·적극적인 보청기 사용, 치매 예방 첫걸음

 

치매는 누구에게나 찾아오올 수 있는 질병이다.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재난으로 여기기 쉬운데, 생활습관을 꾸준히 관리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거나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치매는 갑자기 발병하는 질환이 아니다. 일생에 걸쳐 여러 위험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뇌의 인지 능력을 떨어뜨린 결과물이다. 중년기에는 고혈압, 당뇨, 비만 같은 대사증후군이 뇌 건강을 손상시키고 노년기에는 사회적 고립과 우울증, 신체활동 감소가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난청’이다. 난청은 말이나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있는 증상 자체를 가리키는데 치매 발병의 위험요인 중 단일 항목으로 약 7%를 차지할 정도로 기여도가 높다. 잘 들리지 않으면 뇌로 들어오는 자극이 급격히 줄어 뇌세포 위축이 빨라진다.

 

게다가 대화가 점점 힘들어지면서 사람과 만나는 일이 부담스러워지고, 모임을 피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이 깊어지고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중년 이후 난청을 제때 교정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더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나이가 들면 으레 귀가 어두워진다’며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받고 필요시 보청기 사용을 고려하는 것이 뇌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주관적 인지장애와 경도인지장애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초기에는 스스로 ‘예전보다 깜빡거림이 심해졌다’고 느끼지만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난다. 경도인지장애는 검사에서 기억력 저하가 확인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상태다. 매년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약 10~15%가 본격적인 치매로 진행하는 만큼, 이 단계부터 위험요인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실천 가능한 치매 예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걷기 운동’이다. 규칙적인 신체 활동이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약 20%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걷기는 뇌로 가는 혈류량을 늘려 기억 중추인 해마의 위축을 억제하고, 체중과 혈압을 조절하며 우울감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최소 세 번, 한 번에 30분 정도 약간 빠른 속도로 걷기를 권한다. 나이가 들수록 부상 위험이 큰 운동보다는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타인과 소통하는 ‘말하기’다. 대화는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기억을 떠올려 적절한 단어로 표해야 하는 고도의 두뇌 활동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져 대화가 줄면 뇌세포 간 연결이 약해지고, 인지기능 저하가 빨라질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치매예방수칙 3·3·3’은 건강검진과 소통, 치매 조기 발견을 ‘세 가지 챙길 것(3행)’으로 제시한다.

 

복지관 프로그램이나 취미 동호회 등에 참여해 사람들과 꾸준히 어울리는 것은 사회적 고립을 막고, 말하기를 통한 두뇌 자극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셋째,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읽기’다. 인간의 뇌는 사용할수록 신경세포 간 연결망이 촘촘해지는 신경가소성을 지닌다. 꾸준히 읽고 배우는 활동은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 책이나 신문을 읽고 간단한 계산과 퍼즐을 푸는 것도 뇌를 자극하는 좋은 방법이다. 익숙한 내용을 반복하기보다는 낯설고 새로운 정보를 꾸준히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15분씩 신문 기사를 읽고 핵심 내용을 말로 설명하거나 수첩에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다. 멍하니 TV를 보는 시간을 줄이고 능동적으로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

 

이처럼 치매 예방은 거창한 의료기술이나 값비싼 신약보다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출발한다. 현재 쓰이는 약제는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할 뿐, 병을 완전히 없애진 못한다. 콜린에스테라제 억제제나 메만틴 같은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면 기억력과 일상생활 능력이 나빠지는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 치매의 원인 단백질을 겨냥한 고가의 표적 치료제도 도입되고 있으나, 약을 쓰지 않은 환자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다.

 

약물은 치매 치료의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위험 요인을 꾸준히 관리하면서 규칙적인 운동과 인지·사회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지기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더라도 늦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작은 변화를 이어나간다면 뇌의 노화를 늦추고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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