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설경구-장동건-김희애 연기 향연 새영화 '보통의 가족'…부모와 자식 같이 봐야할 영화

한국뉴스 | | 2024-09-24 11:26:34

영화 보통의 가족,허진호 감독,설경구·장동건·김희애,수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허진호 감독 신작

 

영화 '보통의 가족'/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보통의 가족'/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고학력 전문직에 고소득을 올리는 이른바 상류층 엘리트라면 평균 이상의 정신적 소양을 가지고 살 것으로 기대되곤 한다.

그러나 극단적인 사건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이들의 삶이 얼마나 취약한 도덕적 기반 위에 있는지 보여줄 아킬레스건으로 자녀 문제만 한 게 또 있을까.

자녀의 학교폭력을 비호하려고 온갖 수단을 가리지 않은 상류층 부모의 낯부끄러운 몇몇 사례는 전문직이 되는 데 필요한 지적 수양이란 것도 자녀 문제 앞에선 얼마나 추악해질 수 있는지 여과 없이 보여주지 않았던가.

허진호 감독의 신작 '보통의 가족'은 겉으로 보기엔 남부러울 게 없는 상류층의 두 가정이 자녀 문제로 민낯을 드러내는 과정을 서늘하게 그려낸 심리 스릴러다.

'보통의 가족'은 변호사 재완(설경구 분)과 그의 동생인 소아과 의사 재규(장동건), 그리고 재완의 아내 지수(수현)와 재규의 아내 연경(김희애)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고학력 전문직인 형제의 삶은 흠 잡을 데 없이 모범적이다. 재완은 차가운 법 기술자처럼 보이긴 해도 법률가답게 합리적이고, 재규는 환자의 고통에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의사다.

재완과 재규에겐 각각 청소년인 딸과 아들이 있다. 이들이 뜻하지 않게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고, 부모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두 가정은 위기를 맞는다.

경찰이 범죄자를 못 잡고 헤매는 상황은 재완과 재규, 지수와 연경을 시험대에 세운다. 네 사람은 함께 식사하는 장면에서 마치 토해내듯 민낯을 드러낸다.

영화의 전반부는 이들 넷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후반부는 자녀 문제에 직면한 이들의 갈등과 선택을 그려낸다. 이야기의 구도가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이어가면서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배우들이 펼치는 뛰어난 연기의 향연은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빨아들인다. 베테랑 배우인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고, 수현의 연기도 이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카메라는 네 배우의 표정 연기가 가진 힘을 극대화하기라도 하듯 이들의 얼굴을 끊임없이 클로즈업으로 포착한다.

스릴러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중간중간 관객의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보통의 가족'의 매력이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웃음을 끌어내는 김희애의 연기가 돋보인다.

한국인이 선망하는 대표적인 직업인 변호사와 의사 가정의 붕괴를 그린 '보통의 가족'은 우리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로 느껴지기도 한다.

법은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것이지만, 정의는 결국 법을 해석하는 전문지식과 권한을 쥔 사람에게 기울고 마는 게 아니냐는 질문도 이 영화는 품고 있다.

단순하면서도 늘어지지 않고 탄탄한 이야기,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 우리 사회의 핵심을 찌르는 문제의식은 '보통의 가족'을 매력적인 작품으로 만들어내지만, 그 서사가 얼마나 새로운 것인지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시놉시스에 나온 기본 구도를 알고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이야기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지는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보통의 가족'은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로 꼽히는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여러 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허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덕혜옹주'(2016)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영화로 국내외에서 인정받은 연출가다. 천만 영화 '서울의 봄'(2023)의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가 '보통의 가족'을 제작했다.

10월 9일 개봉. 109분. 15세 관람가.

 

영화 '보통의 가족'/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영화 '보통의 가족'/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제공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 웹툰으로 먼저 만난다

같은 웹소설 원작으로 동일 세계관 공유…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연재 웹툰 '홈, 비터 홈 모텔 캘리포니아'(좌)와 드라마 '모텔 캘리포니아'/카카오엔터 제공 내년 1월 20일 방송

‘환율 쇼크’ 1,450원도 뚫렸다… 금융위기 후 최고
‘환율 쇼크’ 1,450원도 뚫렸다… 금융위기 후 최고

연준 악재 하루 16.4원↑15년 9개월래 최고치유학생·주재원 등 고통한국 방문자들은 희소식 한국시간 19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최고치인 1,451,90원을 가리키고 있다

서울-제주 항공노선 전 세계서 가장 붐벼
서울-제주 항공노선 전 세계서 가장 붐벼

국제선 1위는 홍콩-대만인천-도쿄도 3위에 올라 서울-제주 노선이 전 세계 국내선 중 가장 이용 승객이 많다.<연합>  서울과 제주도를 오가는 항공 노선이 지난해 전 세

송중기의 들끓는 욕망…마지막 기회의 땅 '보고타'
송중기의 들끓는 욕망…마지막 기회의 땅 '보고타'

주인공 국희 변화 눈길…송중기 "스페인어 연기에 집중" 영화 '보고타' 속 한 장면/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여기는 생명력이 넘쳐. 기회의 땅이야."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느냐

안중근이 밟았던 고통의 길을 그대로…영화 '하얼빈'
안중근이 밟았던 고통의 길을 그대로…영화 '하얼빈'

이토 히로부미 저격 여정 담아…사실적이고 건조한 연출 영화 '하얼빈' 속 한 장면/CJ ENM 제공  '내부자들'(2015), '남산의 부장들'(2020) 등을 성공시킨 우민호 감

다시 치솟는 원ㆍ달러 환율… 1,440원대 육박
다시 치솟는 원ㆍ달러 환율… 1,440원대 육박

올해 들어 11%나 올라유학생·주재원 ‘발동동’원화 하락세 가장 높아한국 방문자 혜택 ‘희비’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과 한국 정치 불안 등으로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17일

한국 입국시 Q-코드로 건강보고서 제출해야

내년부터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주 등 포함 내년 1월1일부터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내 일부 주 거주자들은 한국 방문시 사전에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동포청 공무직 노조 파업…임금인상·호봉제 요구

재외동포청의 공무직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과 호봉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파업에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재외동포청 공무직지회는 16일 인천 송도 재외동포청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

“11세 연하와 신혼집, 한강 뷰”.. ‘내년 결혼’ 김종민, ‘신랑수업’ 돌입
“11세 연하와 신혼집, 한강 뷰”.. ‘내년 결혼’ 김종민, ‘신랑수업’ 돌입

김종민신랑수업에서 ‘혼성 그룹 코요태 멤버 김종민이 ‘신혼집 구하기’에 나선다.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이하 ‘신랑수업’) 에서는 김종민이 신혼집을 알아보기 위해 코요태 멤

‘여성 감기’늘어나는 겨울, 질염 재발 막으려면
‘여성 감기’늘어나는 겨울, 질염 재발 막으려면

“병원을 계속 다녀도 재발을 하니 진짜 고민이에요.”대전에 사는 30대 김모씨는“병원에서 처방한 항생제를 먹어도 그때만 반짝 좋아질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날씨가 쌀쌀해진 최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