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트기류 남하현상 억제…"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 효과"
연구진 "이산화탄소 배출 등으로 이상기후 되돌리기엔 역부족"
다년간의 국제 공조로 오존 파괴 물질이 감소하면서 남반구의 제트기류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몬트리올 의정서 체결 이후 오존 구멍이 크게 줄었으며, 이로 인한 남반구 제트기류의 이상 남하 현상도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전 세계 200여개국 정부는 오존층 파괴를 막기 위해 1987년 냉매와 압축가스 등 오존 파괴물질의 생산을 제한하는 몬트리올 의정서를 체결했다.
연구진은 이 의정서의 효과로 지난해 9월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오존 구멍의 연간 최고 크기가 1982년 이래 가장 작은 16.4㎢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제트기류는 지표면 약 8∼11㎞ 위에서 부는 강한 바람으로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 지구 온도 평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여름철 남반구의 기상 패턴과 해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오존에 구멍이 생길 경우, 대기가 자외선을 흡수하지 못해 남반구의 기온이 떨어지고, 중위도에 머물던 제트기류는 점차 남극 방향으로 끌어당겨진다.
실제로 남반구 제트기류는 2000년경까지 10년에 위도 1도씩 남극을 향해 이동했으나, 최근 오존 구명이 줄어들면서 남하 현상이 멈췄을뿐만 아니라,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화학과학분과의 안타라 바네르지 교수는 "성공적인 이야기"라며 "몬트리올 의정서를 통해 오존층이 회복됐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각국 정부가 신속하게 협력하면 망가진 기후 체계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여전히 이산화탄소와 메탄과 같은 배출물들이 환경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오존층의 회복이 남반구의 기후를 정상 궤도로 되돌리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오존 회복과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면서 "오존층이 완전히 회복되면 이산화탄소가 다시 제트기류를 남쪽으로 밀어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논문 검토에 참여한 핀란드 기상연구소의 알렉세이 카르페치코는 이번 연구가 "우리의 행동이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당사자인 우리에게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다만 오존층 복원이 남극 해빙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