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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선 천재 가우디의 꿈, 1세기 지나 현대기술로 완성

글로벌 | | 2026-06-10 09:13:35

가우디 100주기,사그라다 파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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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우디 100주기와 사그라다 파밀리아

3개 파사드·18개 탑… 예수의 삶·가톨릭 담아내

“가 우디의 설계 따르면서 각 시대의 기술 활용”

“A I·드론이 속도 높여”가우디 제시 지침은 준수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최고 높이 중앙탑 상단 모습. [로이터]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최고 높이 중앙탑 상단 모습. [로이터]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언제나 가우디의 설계를 따르면서도 각 시대의 기술을 활용해 건축돼 왔습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 명소 사그라다 파밀리아(성가족) 성당(일명 가우디 성당)의 수석 건축가 조르디 파울리는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1852∼1926) 타계 100주기(6월10일)를 앞두고 지난달 21일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마지막 43년을 쏟아부은 필생의 역작이 완성되는 걸 반의반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은 천재 건축가의 꿈을 후대 건축가들이 현실화해 온 과정을 한마디로 정리한 말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1882년 착공했지만, 가우디 100주기인 올해도 최종 완공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다만 최고 높이의 중앙탑 예수 그리스도의 탑(172.5m)을 올리면서 전체 외관은 올해 공식적으로 완성된 것으로 본다. 이 성당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가톨릭 정신을 담아낸 걸작으로 평가된다.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영광을 각각 담아낸 3개의 파사드가 외벽을 형성하고, 위로는 탑 18개가 솟아오르는 구조다.

 

중앙에 예수 그리스도의 탑(172.5m)이 있고 그 뒤를 성모 마리아의 탑(138m)이 지키며 이들을 4대 복음서 저자(마태오, 마르코, 루카, 요한)의 탑(각 135m)이 에워싼다. 더 바깥쪽으론 파사드 3개에 4개씩 12사도의 탑이 있는데, 공사 중인 ‘영광의 파사드’ 쪽 탑 4개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신의 섭리는 자연에 들어 있다고 본 가우디의 신념대로 성당 기둥들은 숲을 형상화했고 내외부의 모든 구조물에 가톨릭의 상징이 담겼다. 이 성당에 ‘돌로 된 성경’이란 별칭이 붙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만큼 가우디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설계에 종교적 신념과 철학, 예술혼을 갈아 넣었다.

 

가우디는 가까운 일가친척의 잇단 죽음을 겪은 이후 성당 건설이 한창이던 1894년 극단적인 단식을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가우디의 삶이 종교적 신념에 파고드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가우디 시복 추진위원회 공동 설립자 호세 마누엘 알무자라는 “가우디의 삶을 보면 하느님의 사람을 보게 된다”고 AFP 통신에 말했다.

 

그러나 가우디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등지고 설상가상으로 1936년 스페인 내전 중 화재로 가우디의 도면과 모형 상당 부분이 소실되면서 후대 건축가들이 채워 넣어야 할 빈칸은 엄청나게 많았다. 이 때문에 ‘현재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정말 가우디의 작품인가’라는 논쟁은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이에 대한 후대 건축가들의 답은 ‘가우디의 유산을 충실히 따르되, 당대의 혁신가였던 가우디라면 마땅히 누렸을 첨단 기술의 발전을 십분 활용한다’는 것이었다.

 

수석 건축가 파울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탑을 비롯한 탑들의 본체는 가우디가 남긴 성구(聖具) 보관실 돔의 2m 높이 모형의 곡선 규칙을 따르면서 이를 각 탑의 높이와 다각형 면의 개수에 맞춰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가우디가 남긴 모형에서 그가 구상한 기하학적 곡선을 실제 건축으로 구현했다는 것이다.

 

파울리는 “중앙 탑들은 대형 석재 패널을 결합하는 포스트텐션(post-tension) 석재 기술을 사용해 탑이 지진과 강풍을 견딜 만큼의 강도를 갖췄다”며 가우디 시대에는 없었던 기술을 썼다고 설명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 꼭대기 십자가 제작에도 현대 기술이 활용됐다. 파울리는 “우리 엔지니어와 건축가들은 내부 공간을 최대화하고 십자가의 무게는 최소화하기 위해 압연 강판과 고강도 콘크리트층을 써서 두께를 5cm까지 압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비에르 마르티네스 사그라다 파밀리아 건축위원회 총괄 디렉터는 지난해 말 외신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최첨단 기술이 건설 속도를 높여줬다며 “전통적 방식만 계속 썼다면 21세기가 다 가도 완공은 못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마르티네스 총괄 디렉터는 “가우디는 자신이 아니라 후대에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끝낼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완공하는 세대가 돼 다행”이라고도 했다.

 

현대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가우디가 제시한 종교적 상징에 대한 지침은 철저히 따랐다. 예수 그리스도의 탑에는 예수의 보혈을 상징하는 붉은 색 반암을, 성모 마리아의 탑에는 망토를 상징하는 푸른 화강암을 썼다. ‘세상의 빛’임을 선언한 그리스도의 상징대로 예수 그리스도의 탑 상단의 십자가는 빛을 반사하거나 투영할 수 있는 자재를 썼다.

 

가우디는 철제 주물부터 부서진 타일 조각이나 도자기와 같은 산업용 자재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오고 기하학과 과학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설계를 이뤄낸 당대의 혁신가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가우디 100주기 추모를 알리는 글에서 “가우디의 작업은 혁신적이었고 건축적 풍경을 바꿔놓았으며 바르셀로나를 모더니즘 건축의 세계적 기준으로 만들었다”고 언급한 것이 이런 평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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