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델타가 멕시코 동부 유카탄반도를 덮쳐 곳곳에서 나무와 신호등이 쓰러지고 전기가 끊겼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델타는 7일 새벽 유명 휴양지 캉쿤 등이 위치한 유카탄반도 킨타나로오주의 카리브해 해안에 상륙했다.
4등급에서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최고 풍속 시간당 105마일(165㎞)의 위력적인 강풍과 거센 비를 동반하고 있다.
카를로스 호아킨 킨타나로오 주지사는 나무 등이 다수 쓰러졌으며, 캉쿤 일대의 절반에서 전기가 끊겼다고 전했다.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델타가 덮친 지역은 캉쿤과 코수멜, 플라야델카르멘 등 카리브해 휴양지가 몰려있는 곳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예년보다 관광객 규모는 크게 줄어 4만여 명의 관광객이 호텔과 리조트 등에 머물고 있었다.
이들은 전날 당국이 인근 학교 등에 마련한 대피소로 옮겨져 하룻밤을 보냈다.
전기가 나간 탓에 관광객들은 푹푹 찌는 대피소에서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아침을 맞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코로나19 방지를 위해 대피소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소독을 마쳤다고 밝혔다.
캉쿤과 코수멜의 공항도 폐쇄된 상태다.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캉쿤의 관광업은 지난주 열대성 폭풍 감마에 이은 허리케인 델타의 상륙으로 또 타격을 받게 됐다.
재난분석업체 엔키리서치는 델타로 인한 캉쿤과 코수멜 휴양지의 경제적 손실을 70억달러(약 8조원)로 추정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델타는 이날 오후 유카탄 반도를 떠나 미국 루이지애나와 텍사스주 등의 멕시코만 해안지역을 향해 북상할 예정이다.
NHC는 8일 델타가 멕시코만을 지나면서 다시 세력을 키울 수 있다고 예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