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커뮤니티재단 조사
얼마 전 한인 노인 10명 중 6명 꼴로 생활고를 겪고 있으며, LA에서도 역시 많은 한인 노인들이 어려움에 처해있다는 내용의 ‘미주 한인 노인 실태조사’ 보고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조사를 주도한 대형 한인 재단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이 LA에서도 공식 회견을 갖고 한인 시니어들에 대한 실태 파악과 전문적 조사를 통한 정부 대책 촉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5일 LA한인회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KACF는 지난 10년 간 미국내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 인구가 69%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태 연구 및 전문 조사 자료가 부족해 정부 정책에서도 여전히 간과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KACF의 윤경복 회장은 “한인 시니어들이 그늘에서 나오기 위해서는 그들의 목소리와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 동안 한인 시니어 지원 기관들과의 오랜 파트너십을 통해 실태를 파악해 왔지만, 이를 바탕할 전문 조사 자료는 없었다”며, “실태조사 투자 지원은 우리에게 우선순위였다”고 덧붙였다.
KACF, 주디스 임 재단, 사우스폴재단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미주 한인 노인 실태조사’는 지난해 5월31일부터 6월30일까지 LA를 포함한 7개 지역에 걸쳐 81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러한 조사의 중요성에 대해 이날 함께 자리한 LA한인단체 관계자들도 동의했다. 소망 소사이어티의 사무총장이자 UC 어바인 치매 및 뇌질환 연구센터(UCI MIND)에서 아시안 아메리칸 디렉터를 맡고 있는 신혜원 박사는 “한인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세분화된 자료가 필요하지만 미국 내 자료 집계는 아시안의 다양한 하위 집단의 데이터를 세분화하지 않음으로 필요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연방정부의 의료 연구 자금 지원 중 아시안을 대상으로 한 경우는 전체의 0.17%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알츠하이머협회와 같은 주요 기관들에서도 아시안 자료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설명했다.
사우스폴재단 이사 폴 김은 “시니어를 돌보는 것은 모든 커뮤니티가 직면하는 공동의 과제지만, 한인 시니어의 경우 언어장벽 또는 문화 차이로 인해 독특한 도전을 제시하고 있다”며 전문적 실태 파악과 대안 마련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족학교의 김진우 사무총장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LA한인들도 실제로 많다며 사례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 시니어가 주거 상담을 받기 위해 방문했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 시간이나 떨어진 교외 지역으로 이사갔다”고 전하며 “섹션8 바우처를 가지고 있으며, 한인 마켓이 너무 멀어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지역에 사는 것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한인타운에서 시니어 주택을 찾고 싶다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