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폼펙터사 ‘태마 김 센터’ 오픈
실리콘밸리 굴지의 미국 반도체 회사에 한인 이름이 명명된 새 건물이 문을 열어 화제다.
북가주 리버모어에 있는 폼팩터(FormFactor.Inc)사는 지난 15일 이 회사의 기술 부사장을 역임한 한인 고 태마 김(TM Kim·사진)씨의 이름이 명명된 ‘태마 김 매뉴팩터링센터(TM KIM Manufacturing Center) 오프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새로 신축된 10만 스퀘어 피트 규모의 센터 건물 앞에서 회사 관계자와 고 태마 김 가족, 축하객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태마 김씨는 지난 1995년 이 회사에 입사해 열정적으로 일을 해오다가 올해 1월 63세로 별세했다. 김씨는 25년 재임 동안 프로브 헤드 및 전체 웨이퍼 접촉기 라인에서 다양한 제조 공정 기술개발을 주도했다.
또 세라믹의 본딩 포스트, 패키징을 비롯한 기술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이룩한 기여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기술 부사장 겸 엔지니어링 펠로우(Fellow)에 선임됐었다.
특히 김씨가 개발한 블레이드 러너 제품에 스프링 요소를 생성하기 위한 와이어 본더 개발은 비즈니스의 성공으로 이어져 폼팩터사가 신생 기업에서 벗어나 2003년 나스닥에 상장되기도 했다.
이에 폼팩터사는 김씨를 추모하며 회사 성장에 공헌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새 건물의 이름을 ‘태마 김 센터’로 명명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의 이름은 새 빌딩안 입구벽에 새겨져 있으며 로비 정면에는 태마 김이 일하던 당시 사진과 함께 그가 회사 발전에 공헌한 내용이 자세히 적혀 있다.
폼팩터사의 마이크 슬래셔 회장은 “태마 김씨는 25년전 소규모이던 우리 회사에 17번째 사원으로 입사해 지금 2,200명 이상 사원을 거느린 세계 굴지의 반도체 및 설비계측회사로 성장하기까지 가장 핵심적인 공헌을 했다”며 “그는 혁신적인 기술 개발의 일등 공신이었다”고 말했다.
슬래셔 회장은 김씨가 모든 고객회사들에게 최상의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과 SK하이닉스, 인텔 같은 반도체 리더들을 주 고객으로 유치한 결과, 현재 연 매출 8억 달러의 회사로 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항상 미소짓는 승부사로 한번도 무례하게 화를 내거나 거절하거나 포기한 적이 없어 극심한 경쟁에서 우리 회사를 승자로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부인 김희원씨(시인)는 “평범한 시골청년이 성실함 하나로 타국에 와서 이름을 남기고 많은 동포들에게 자부심을 안겨준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장한 삶이었다”고 회고했다.
태마 김씨는 1986년 건국대학교 전자계산학과를 졸업 후 한국 시그네틱스 코리아에서 일하다가 1995년 도미한 뒤 1995년 폼팩터사에 입사했다. 이날 폼팩트사의 8번째 건물로 오픈한 테마 김 센터는 5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반도체 클린룸과 사무실, 창고를 포함하고 있으며, 주로 이 회사의 제조품목인 프루브카드의 조립검사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 손수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