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100명 당 3.7%, LAC 정신건강국 분석
“사회적 낙인 두려워 말고 도움 적극적으로 받아야”
미국내에서 한인이 인종·민족별로 자살로 인한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수년 간 미국내 한인 자살자수가 계속 늘고 있는 등 한인사회의 정신건강 실태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정신건강상 문제를 갖니 한인들이 전문 기관에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는 LA 카운티 정신건강국(LACDMH)이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료에 나타난 미국내 한인 자살 통계를 분석한 결과로, 정신건강국은 2일 한인 종교 단체들과 함께 본부에서 라운드테이블 행사를 갖고 이같은 현황을 공개했다.
이날 LA 카운티 정신건강국의 김재원 트레이닝 코디네이터는 “미주 한인 자살율을 사망 100건 당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김 코디네이터는 “가장 최근 기록인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사망 100건 당 사망원인이 자살인 경우가 15개의 인종·민족 중 한국계가 3.7%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CDC 자료에 따르면 사망 100건 당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계가 이처럼 가장 높고 이어 아시아·태평양계 전체가 3.6%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이어 아메리카 원주민(3.1%), 괌(3.0%), 기타 아태계(2.7%), 사모아계(2.3%), 인도계(2.2%), 베트남계(2.0%)의 순이었다. 이밖에 히스패닉은 2.0%, 백인은 1.8%, 중국계는 1.7%로 조사됐다.
자료에 따르면 또 미국내 한인 자살자수 집계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11년 150명이던 것이 2014년 189명, 2015년 193명, 2016년 202명, 2017년 223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나이대인 25-34세 사이의 한인 자살자수가 4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35-44세 사이의 한인 36명이 자살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UCLA가 LA 카운티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라는 조항에 13%의 한인이 ‘그렇다’라고 대답했는데 이는 전체 평균인 9.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정신/정서/약물 문제에 대한 도움을 구했는가’라는 질문에는 ‘도움이 필요했지만 치료를 받지 않음’이라고 대답한 한인이 5명 중 4명꼴이 넘는 83.2%에 달해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한인들 중 16.8%만 실제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국 관계자들은 아직까지도 이른바 ‘정신질환’을 수치로 여기는 사회적인 낙인에 대한 두려움과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많은 한인들이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숨기고 도움을 구하지 않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한인들을 위한 다양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YCC, 디디허쉬 자살예방센터, 아태가정상담소 등 여러 비영리 단체들이 나와 한인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구자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