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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 | | 2018-05-31 20: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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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한국 38년(4)    

                                                                        지천.    권명오.  수필가.  칼럼니스트.

원한의 38 선

1945년  8.15  시골 마을 임진강변 “가월리” 에도 해방의 기쁨과 축제의 꽃이 활짝 피었다.  서울 진형구 아저씨가 광복의 영광을 축하하는 대잔치를 주도 했다.  소와 돼지를 잡고 술과 떡 등 진수성찬이 차려졌고 농악단이 총 출동 한 가운데 신나게 노래와 춤판이 벌어졌다.  그동안 일본이 우리나라 인줄 알고 내심 일본의 승리를 위해 빌었던 나는 자신의 반역 행위를 까맣게 잊은 채 내 세상을 만난듯 찬치 판을 누비며 동네 아이들과 실컷 먹고 뛰며 어울렸다.  모르고 행한 잘못도 잘못인데 일본을 위해 기도 한 반역 행위를 깨우치고 반성 할 줄도 몰랐던 무지하고 무식한 죄인 이였다.  잔치가 끝난 후 진형구 아저씨는 가족과 함께 서울로 떠났다.  그동안 우리집은 서울 사람들 때문에 문전 성시를 이루었고 그 때문에 나는 우쭐 대면서 동네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고 외면 했는데 서울 사람들이 떠나고 나니 힘이 빠지고 쓸쓸하고 허전했다.  

동경의 대상이 사라져 무료 해 졌을때 북과 꾕과리 징소리가 요란해 달려 가 보니 사람들이 농악대를 앞세우고 건너 마을  '은행쟁이'로 행하고 있어 멋도 모르고 따라 가 보니 먼저 도착한 사람들이 큰 집 대문을 부수고 들어가 살림살이들을 끌어 내다 던지고 부수고 난리 법석 이였다.  개중에는 도끼를 들고 마구 때려 부수는 사람도 있고 또 일부는 다른 집으로 가  똑같은 파괴 행위를 하면서 귀중한 물건들을 끌어 내어 불을 질렀다.  물건이 타는 불길이 치솟고 그야말로 아수라장 이었다.  처음 보는 귀한 물건도 많아 너무나 아까웠다.  어린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고 집과 물건들을 마구 부수고 파괴하는 어른들이 미웠다.  

이유를 알고 보니 피해를 당한 집들은 일제하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친일 행위를 했기 때문이었다.  친일 행위는 반역 행위라 처벌을 받아야 겠지만 죄에 대한 흑백을 조사해 보지도 않고 무조건 처벌하는 것은 잘못 된 일 이라고 생각했다.  36년간 일본군 치하에서 피해를 당한 고통과  압박과 설음이  8.15 해방 후 무정부 과도기 상태 하에서 폭발한 일시적 현상 이었을 것이다. 

원인과 결과가 어떻든 조용한 시골 마을에도 많은 변화와 풍파가 스쳐 갔다.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사회 질서가 잡히면서 학교도 다시 문을 열었다.   8.15 해방 후 학교가 문을 닫아 신바람이 났는데 아버지가 서울 진형구 아저씨 한테 다녀 와서 나를 다시 학교에 다니게 했다.  진형구 아저씨는 이승만 대통령을  모시고  감찰위원으로 경무대 (청와대 )에서 근무하는 높은 사람이 됐다고 자랑 했다.  그후 어느날 미국 군인들이 지프차를 타고 나타났다.  우리는 처음 보는 미국 사람들을 무슨 신기한 외계인 이라도 보듯  열심히  따라 다녔다.  미군들은 임진강을 건너 북쪽으로 가다가  차를 세운 후 지도를 펴 놓고 한참을 의논하다 망원경으로  남, 북을 살펴 본 후 준비 해온 말뚝을 박기 시작 했다.  우리는 미군들이 왜 할 일 없이 길 옆에다 말뚝을 박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38도선 이라고 써 있는 남,북 분단을 표시한 원한이 사무친 저주스러운 민족 비극의 말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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