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프러포즈’ 문화
화려한 호텔 스위트룸을 장식한 다채로운 색깔의 풍선들, 고가의 명품백, 그리고 반지. 일생의 반려자를 맞기 위해 거액을 들이는 한국 청년들의 프러포즈 문화를 미국의 유력 경제 매체 월스트릿저널(WSJ)이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WSJ은 14일 ‘결혼식에 앞선 고가의 장애물: 과시용 4,500달러짜리 프러포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를 기록한 한국에서 고가의 프러포즈 트렌드가 커플들에게 압박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한국에서 인구가 줄어든 데다 결혼을 필수로 생각하는 이들이 감소하면서 혼인 건수 자체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급 호텔에서 큰돈을 들여 프러포즈 이벤트를 해야만 한다는 트렌드는 커플들에게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고, 혼인율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WSJ은 인스타그램에 ‘호텔 프러포즈’로 검색하면 관련 해시태그에 게시물 4만개가 넘게 검색된다고 보도했다. 약혼한 커플이 올리는 프러포즈 사진에는 종종 고급 보석과 명품 가방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WSJ은 호텔 프러포즈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더욱 유행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좀처럼 멀리 여행을 갈 수 없게 된 커플들이 5성급 호텔에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WSJ은 지난 1월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사치품 소비 규모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것으로 집계됐다며 “럭셔리한 트렌드로 인해 옛날 전통적인 방식의 청혼이 거북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