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적반하장" 일갈
中관영매체 "韓젊은이들이 역사 이해 못해" 주장
한국에서만 시청 제한
중국 드라마 '진수기'가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가 "한국 젊은이들이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한 데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8일 "표절보다 더 큰 문제는 관영매체의 적반하장식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진수기는 현재 중국 동영상 공유 플랫폼 빌리빌리와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디즈니+에서 방영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이 드라마는 유독 한국에서만 시청이 제한된 상황이다.
이에 디즈니+ 측은 "콘텐츠 공개 여부와 일정은 각 나라의 여건과 사정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다.
진수기는 대장금처럼 여주인공이 천하제일의 요리사가 되겠다는 포부로 황궁에 들어가 뛰어난 요리 솜씨로 세자의 사랑을 받는다는 줄거리다. 드라마에 나오는 출연 배우들이 한복과 유사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등장하는가 하면, 여주인공이 삼겹살을 구워 쌈까지 싸 먹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본 누리꾼들이 '대장금'과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인터넷판인 '환구망'과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환구망은 최근 기사에서 "표절 논란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배우들이 한복이 아닌 명나라 옷을 입고 있다', '진수기에 나온 음식들은 다 중국 전통 음식이라 흠잡을 데가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특히 루 차오 랴오닝대 미국 동아시아연구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발생한 한국과 중국 사이 문화 분쟁은 일부 젊은 한국인들이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에서 비롯됐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글로벌타임스도 중국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한중 문화 교류가 고대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보다 열린 자세로 존중하면서 시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서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중국의 일부 젊은 누리꾼들이 역사를 제대로 교육받지 못해 한국의 대표 전통문화인 한복, 갓, 김치, 삼계탕 등이 중국에서 유래했다고 주장하여 반중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사실을 환구망만 모르고 있나 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국에서의 한국 콘텐츠 훔치기는 만연해 왔고, 인기 예능과 드라마 등을 불법으로 내려받아 유통해 왔으며, 한류스타들의 초상권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등 '도둑국' 이미지는 이미 전 세계인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직격했다.
서 교수는 "환구시보, 글로벌타임스 등 관영매체들은 남 탓을 하기 전에, 우선 자국민들이 잘못하고 있는 상황들을 기사화해 중국인들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며 "그래야 한중 관계가 개선되지 않겠느냐"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