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0까지 갈 수도…각국 인플레·긴축 여파, 원화 가치 13년래 최저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고물가 및 우크라 전쟁 등의 여파 속에 원·달러 환율이 계속 치솟으면서 금융위기 때 수준인 1,300원마저 뚫렸다.
글로벌 경제난 속에 달러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1,300원 대 환율이 새로운 ‘뉴 노멀’이 될 가능성이 있고 추가로 1,350원대까지 오를 수도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유학생들이나 지상사 등의 고환율 고통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2.8원에 마감돼 2009년 7월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300원선을 넘어섰다.
한국 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는 것도 원·달러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전날 연준의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 금융시장에는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강해졌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도 원화 약세를 가속하는 요인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300원선이 뚫림에 따라 환율이 단기적으로 1,35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경기 침체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한국의 수출 전망도 악화해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달러당 1,3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외환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지만, 일각에선 달러화가 1,300원선을 넘어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기초여건 등을 고려할 때 최근 원하가 지나치게 평가절하돼 있어 이와 같은 고환율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