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의료팀 공동조사 결과
미주 한인환자 사망률
서울보다 3배나 높고
5년 생존률은 2배 낮아
미국에서 국소 위암으로 수술을 받은 현지 거주 한인·백인은 한국(서울성모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한국인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2.8배, 5.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위암센터 송교영 위장관외과 교수팀이 하버드대 의대 외과 존 멀른 교수팀과 공동으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지난 1989~2010년 위암 수술을 받은 1만6,622명을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 받은 한국인(3,984명) ▲미국 병원에서 수술 받은 현지 거주 한인(1,046명)·백인(1만1,592명) 등 3개 군으로 나눠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서울성모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군의 5년 생존율(81.6%)이 미국에서 수술을 받은 한인(55.9%)보다 1.5배, 백인(39.2%)보다 2.1배 높았다.
한국이 국민건강검진 등을 통해 위암 조기진단을 받는 비율이 높고 위암 환자가 많아 검사·수술 기술(림프절절제술 포함)의 수준이 높은 반면 미국은 위암의 비중이 적고 소규모 센터에서 수술 받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위암 진단 당시 환자의 평균 연령은 국내 거주 한국인이 57.6세로 미국 거주 한인(63.8세)·백인(67.5세)보다 6~10세 낮았다. 1기 위암 환자의 비중도 국내 거주 한국인과 미국 거주 한인은 각각 51%, 53%였지만 백인은 34%에 그쳤다.
재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 주변 림프절을 15개 넘게 검사한 환자만 비교한 추가 연구에서도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적과 경험을 가진 하버드대 매사추세츠병원의 환자 예후가 일반적인 미국 병원들보다 좋았지만 서울성모병원의 치료성적보다는 낮았다. 치료성적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보정했더니 미국에서 수술 받은 한인과 백인은 한국에서 수술 받은 한국인보다 사망위험이 각각 2.8배, 5.8배 높았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2016년 한국 남녀 모두에서 신규발생자 1위였다. 국가건강검진에 위 내시경검사(40세 이상 2년에 1회)가 포함돼 완치할 수 있는 초기 단계에서 암 진단을 받는 비중이 크고 의료기술 수준도 높다. 한국인의 위암 5년 생존율은 76%로 미국의 32%의 2.4배에 이른다.
송 교수는 “2010년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보다 위암 생존율이 30% 높게 조사된 국제공동연구에 이어 하버드대병원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는 이번 연구결과로 한국 위암 치료의 우수성이 객관적으로 또 한번 검증됐다”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