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발효… 양측 병력 철수·레바논군 투입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일시 휴전안이 26일 전격 타결됐다. 이로써 오는 27일 오전 4시부터 60일간 양측의 공습과 교전이 중단된다. 작년 10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기습당하고 헤즈볼라와 교전을 시작한 지 13개월 만에 포성이 멎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9월 헤즈볼라를 겨눈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포하고 레바논 남부에서 18년 만의 지상전에 돌입한 시기부터 따지면 약 2개월 만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은 레바논에서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휴전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0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미국의 중재로 몇 주간의 논의를 거쳐 휴전에 합의했다고 공식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합의된 체결에 따라 현지 시각 27일 오전 4시를 기해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을 가로지르는 존투가 종료된다”며 “이번 합의는 적대 행위의 영구적 중단을 위해 고안됐고 헤즈볼라의 남은 세력이나 다른 테러 조직은 허용되지 않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군이 현지에 주둔하지 않고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함께 이번 협정이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하마스에게도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레바논 국민들이 안보와 번영의 미래를 받을 자격이 있듯이 가자지구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들도 싸움과 이주를 끝낼 자격이 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지옥을 겪었다”고 말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 하마스는 선택해야 한다”며 “하마스가 빠져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미국 시민을 포함한 인질을 풀어주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싸움을 끝내고 인도적 구호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도 상 연설을 통해 “레바논에서의 휴전은 이란의 위협에 집중하고 하마스를 고립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헤즈볼라가 합의를 깬다면 우리는 이들을 공격할 것”이라며 “헤즈볼라가 국경 부근 테러 시설을 재건하거나, 로켓을 쏘거나, 땅굴을 파거나, 미사일을 실은 트럭을 몰고 오면 우리는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 이후에도) 우리는 미국의 완전한 이해 속에 레바논에서 완전한 행동의 자유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바논의 임시 총리 나지브 미카티는 성명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적대 행위를 종식시키기 위한 미국의 중재 협상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1년 넘게 이어진 적대행위에 따라 레바논에서는 그동안 최소 3,768명이 사망하고 1만5,699명이 부상당했다고 레바논 보건부는 파악하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최소 73명의 이스라엘 군인이 헤즈볼라와의 전투과정에서 사망했으며 민간인 45명도 사망했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레바논의 주택피해 비용은 28억 달러 규모로 9만9,000채 이상의 주택이 일부, 또는 완전히 파괴됐다. 아울러 레바논의 전체 피해와 손실은 85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측 재산 피해는 최소 2억7,300만 달러라고 현지 당국은 추정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