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르는 청소기·죽은 이와 재회... CES 2026, '피지컬 AI'가 당신의 삶을 통째로 바꾼다
- master
- 2026-01-09 10:54:10
CES 2026에서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선언한 '물리적 AI' 시대를 맞아 계단을 오르며 청소하는 로봇과 9mm 두께의 LG 월페이퍼 TV 등 혁신적인 가전들이 대거 공개됐다. 레고의 스마트 플레이와 레이저의 AI 헤드셋, 그리고 죽은 이와 대화할 수 있는 XR 슬픔 치유 플랫폼 등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서비스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버와 루시드가 협력한 프리미엄 로보택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시험 주행을 시작하는 등 자율주행 기술 역시 실생활에 더욱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CES 2026은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미래가 눈앞에 다가왔음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구부러지는 화면, 종잇장처럼 얇은 TV, 그리고 사용자와 가족의 필요를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는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 CEO는 이를 두고 "물리적 AI를 위한 '챗GPT의 순간'이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전시장 어디를 가든 로봇이 가득했다. 휴머노이드 도우미부터 털이 복슬복슬한 '사이버 펫',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기계들이 전시장 바닥을 누비며 노동자를 돕고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연례 기술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혁신 제품들을 정리했다.
■ 스타워즈와 레고의 만남
레고(Lego)는 이번 주 팬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최신 혁신 기술을 공개했다. 루카스필름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 데이브 필로니와 함께 츄바카, R2-D2, C-3PO, X-윙 조종사 등 친숙한 스타워즈 캐릭터들을 내세웠다. 레고는 월요일, 스타워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결형 브릭, 태그, 특수 제작된 미니피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 '레고 스마트 플레이(Lego Smart Play)'를 선보였다. 이 스마트 브릭에는 빛과 거리를 감지하는 센서가 탑재되어 있어, 함께 사용할 경우 조명과 소리가 상호작용하며 조립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팬들은 이를 통해 우주 전쟁이나 광선검 결투 같은 인터랙티브 장면을 직접 구현할 수 있다.
■ '진짜 버튼'의 귀환
향수를 자극하는 또 다른 제품도 등장했다. 클릭스 테크놀로지(Clicks Technology)는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마그네틱 쿼티(QWERTY) 모델을 통해 물리적 키보드의 부활을 알렸다. 공동 창립자 제프 가드웨이는 자사의 '파워 키보드'가 "모든 스마트 기기를 위한 단 하나의 키보드"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방향키와 숫자 열을 포함한 전체 쿼티 레이아웃을 갖추고 있어, 실제 버튼의 촉감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블랙베리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무선 보조 배터리 기능도 겸비하고 있다.
■ LG '월페이퍼 TV' 라인의 화려한 복귀
CES에서 TV 발표는 흔한 일이지만, LG전자는 올해 독보적인 제품을 들고 나왔다. 두께가 단 9mm에 불과한 OLED TV인 'OLED 에보(evo) W6' 모델이다. 월페이퍼 라인의 이 신제품은 CES 개막 직전 발표되었으며, 현장에서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처음으로 실물이 공개됐다. 광고된 대로 화면은 테두리가 거의 없는 '엣지 투 엣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으며 믿기 힘들 정도로 얇았다.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입력 단자들은 별도의 박스에 수납되며, LG 측은 4K 영상과 오디오를 화면으로 끊김 없이 스트리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격은 미정이나 77인치와 83인치 크기로 출시될 예정이다.
■ 계단 오르는 로봇 청소기
중국의 로봇 청소기 제조사 로보락(Roborock)은 닭의 다리처럼 생긴 부속 장치를 이용해 계단을 오르내리는 청소기를 선보였다. 기존에도 이런 기능을 가진 제품이 있었으나, 이번에 공개된 '사로스 로버(Saros Rover)'는 계단을 이동하는 동시에 청소까지 수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시연 과정에서 이동 속도는 다소 느렸지만, 로보락 측은 나선형이나 곡선형 등 거의 모든 형태의 계단을 통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개발 단계로 정확한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 레이저의 AI 스마트 헤드셋
게이밍 기기 전문 기업 레이저(Razer)는 기존 스마트 안경(메타의 레이밴 등)의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오버이어 헤드셋 '프로젝트 모토코(Project Motoko)'를 공개했다. 시연 중 진행자가 AI 헤드셋에 일본어 메뉴판 번역을 요청하거나 AP 통신에 대한 정보 검색을 지시하자 즉각 반응했다. 헤드셋에 내장된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정보를 인식하며, 사용자는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중 원하는 AI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소비자용으로 개발 중이지만 기업용 데이터 학습 도구로도 판매될 수 있으며, 레이저는 소비자 데이터가 학습용으로 판매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슬픔을 치유하는 확장현실(XR) 플랫폼
세상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대화하거나, 어린 시절의 자신과 마주 앉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어떨까? VHEX 랩은 몰입형 기술을 통해 이를 가능케 하는 'SITh.XRaedo' 플랫폼을 선보였다. 사진 한 장으로 가상 아바타를 생성하며, 전문 XR 치료사의 실시간 안내를 받는다. 사용자가 VR 헤드셋을 쓰고 아바타에게 말을 걸면 아바타는 음성, 고개 끄덕임, 미소 등으로 반응한다. CES 디지털 헬스 혁신상을 받은 이 플랫폼은 사별의 아픔을 겪는 이들이 슬픔을 처리하고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대안적 추모 방식을 제안한다.
■ 자율주행 1인용 모빌리티
스트러트(Strutt)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눈을 가린 채 로봇 회사의 새로운 자율주행 1인용 의자 'EV1'에 앉아 주행을 즐겼다. 이 의자는 주변 환경을 스스로 감지해 주행하며, 버튼 하나와 레버 조작만으로 정해진 코스를 완벽하게 완주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스트러트의 토니 홍 CEO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의자에 장착된 풀 센서 패키지가 벽, 사람 등 장애물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피한다"고 설명했다.
■ 시선을 사로잡은 '사이버 펫'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을 위해 중국 테크 브랜드 올로봇(Ollobot)은 보라색 로봇 '올로니(OlloNi)'를 제안했다. 봉제 인형과 AI 로봇이 결합된 올로니는 딱딱한 휴머노이드와 달리 따뜻하고 감성적인 교감을 목적으로 설계됐다. 목 부분의 스크린을 통해 눈을 맞추고 수천 가지의 표정을 지으며 인간의 감정에 반응한다. 털이 달린 귀 뒷부분을 긁어주면 디지털 눈망울을 크게 뜨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관람객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 우버의 프리미엄 로보택시
우버(Uber)는 럭셔리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모터스(Lucid Motors), 자율주행 기술 기업 뉴로(Nuro)와 공동 개발한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우버는 이를 '가장 프리미엄한 로보택시'라고 명명했다. 360도 인식이 가능한 카메라와 센서, 레이더를 갖췄으며 루프에는 승객의 이니셜과 상태를 표시하는 LED 스크린 '헤일로'가 장착됐다. 내부에서는 온도, 시트 열선, 음악 등을 개인 맞춤형으로 조절할 수 있다. 뉴로의 주도로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서 도로 주행 테스트가 시작되었으며, 양사는 올해 말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