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403억원 재정수지 흑자
최근 5년 누적흑자 2조7825억원
중국 국적자만 해마다 적자
미주 한인 등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의 건보 재정수지가 지난해 7,403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건강보험료로 낸 돈보다 건보 혜택(급여비)을 적게 받아갔다는 의미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른바 외국인 건보 무임승차 논란이 사실이 아님이 재확인된 것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이 한국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외국인(재외국민 포함) 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외국인이 낸 보험료는 2조690억원으로, 외국인이 한국 병원을 이용하고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받은 총 금액 1조3,287억원보다 7,403억원 더 많았다. 더욱이 2021년(5,251억원), 2022년(5,560억원)보다 흑자 규모가 더 커졌다.
건보 외국인 재정수지는 매년 흑자를 기록해 최근 5년간 누적 흑자가 총 2조7,825억원이다. 이는 외국인이 건보 재정을 갉아먹는다는 일부의 부정적인 시각과 달리 오히려 재정 건전성 강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국적자의 경우 2023년 656억원 흑자로 나타났다. 미국 국적자는 ▲2019년 573억원 ▲2020년 540억원 ▲2021년 683억원 ▲2022년 758억원 ▲2023년 656억원 등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국적별 외국인 재정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 국적자는 모두 보험 급여보다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냈다. 중국 국적자는 지난해 납부한 보험료보다 건보 혜택을 640억원 더 많이 받아가는 등 최근 5년간 해마다 건보 재정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4월부터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재외국민은 6개월 이상 체류해야만 건보 피부양자가 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건보 공단은 6개월 미만 단기 거주 외국인이 피부양자 자격을 얻지 못하게 되면서 건보 혜택을 받는 외국인 수가 연 1만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건보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보험 적용에 필수 체류기간(6개월)을 규정, 의료 목적 입국을 방지하는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건보 공단의 지난해 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외국인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다는 이른바 무임승차 논란은 사실이 아님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