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경제 생애주기’ 최대 흑자 43세때 발생
한국인은 교육비 부담으로 17세에 인생 최대 적자를 내고, 43세에 가장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으로 밥벌이를 시작하는 27세부터 34년간 ‘흑자 인생’을 살지만, 61세부터는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 생애를 통틀어 적자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통계청이 지난달말 발표한 ‘2021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소비가 가장 많은 연령은 17세로 1인당 3,574만7,000원을 썼다. 17세에서는 공공과 민간을 포함한 교육비 지출(2,028만원)이 소비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다.
반면 노동소득은 17세에선 1인당 47만5,000원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노동소득에서 소비를 뺀 생애주기 수지는 3,527만2,000원 적자로, 전 연령대 중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18세 이후 1인당 소비는 2,000만원대로 쪼그라드는 반면 노동소득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7세에는 평균 2,162만7,000원을 벌고 2,059만6,000원을 소비해 생애 처음 흑자를 봤다. 30, 40대에 진입하면 1인당 노동소득은 더 빠르게 불어나 43세(3,905만7,000원)에 정점을 찍었다. 소비보다 1,791만5,000원을 더 버는 것으로, 생애에서 가장 큰 흑자를 기록했다.
보통 자녀 교육비 부담이 줄어드는 고령층 진입 이후에도 1인당 소비는 크게 줄지 않았다. 의료비 등 보건분야 소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은퇴 연령인 61세는 1인당 평균 2,187만6,000원을 소비해 가장 벌이가 좋은 43세(2,114만2,000원)보다도 씀씀이가 늘었다. 반면 61세의 노동소득은 43세의 반토막 수준(2,040만5,000원)에 그쳤다.
그 결과 이 연령부터 생애주기 수지는 마이너스 147만1,000원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1년 국민 총소비는 1,148조8,000억원, 노동소득은 1,040조원으로 집계됐다. 한국민 전체가 생애를 통틀어 108조8,000억원의 적자를 본 셈이다. 적자 규모는 1년 전(97조5,000억원)보다 11.5% 늘었다. 이 기간 노동소득은 5.7% 올랐지만, 소비가 더 빠르게(6.2%) 늘면서 적자 폭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