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무방비로 당하는 눈물샘 공격…영화 '3일의 휴가'

한국뉴스 | | 2023-11-28 10:43:40

영화, 3일의 휴가, 김해숙, 신민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딸 보러 하늘서 휴가온 엄마 이야기…김해숙·신민아 모녀 연기

 

영화‘3일의 휴가’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영화‘3일의 휴가’속 한 장면/쇼박스 제공

 

죽은 뒤 딱 한 명만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굴 봐야 할까.

사랑하는 사람, 그중에서도 가족을 보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 같다.

하늘나라에 살던 복자(김해숙 분)도 사흘간 지상에 머물 수 있다는 얘기에 망설임 없이 외동딸 진주(신민아)를 보고 싶다고 말한다.

복자는 3년 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던 탓에 딸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에는 한 가지 제약이 있다. 복자는 딸을 볼 수는 있지만 말을 걸거나 만질 수는 없다. 진주는 바로 옆에 엄마를 두고도 그의 존재를 모른다.

육상효 감독이 연출한 '3일의 휴가'는 줄거리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다. 자칫 신파극으로 치우칠 수도 있는 설정이지만, 노림수가 빤히 보여 거부감을 주는 장면은 없다. 관찰자의 시각으로 비교적 담담하게 모녀의 일상과 사연을 보여준다.

죽어서도 끊임없이 잔소리하는 엄마,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휴가 가이드(강기영) 등 코믹 요소도 많다. 관객들은 영화가 끝날 때쯤이면 울다 웃다 하는 자신을 발견할 듯하다.

영화는 딸을 보러 지상에 내려온 복자의 현재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모녀의 과거도 간간이 플래시백 형태로 나온다.

복자가 미국 명문대 교수로 있어야 할 딸을 자기 고향 집에서 조우하며 영화는 본격 시작된다. 진주는 엄마가 남긴 레시피를 이용해 그가 하던 백반집을 운영하고 있다.

복자는 갖은 고생을 하며 '배운 사람'으로 만들어 놨더니 결국 자신과 같은 일을 하는 딸의 모습에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하지만 진주가 엄마가 살던 집으로 돌아온 이유를 알게 되면서 안쓰러운 마음은 하염없이 커진다.

진주는 엄마에게 썩 좋은 딸이 아니었다. 제대로 된 효도 한 번, 사랑한다는 말 한 번 엄마에게 해주지 못했다. 엄마를 향한 그리움과 죄스러움이 뒤엉켜 진주를 집으로 돌아오게 했다. 그는 죄책감 때문에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앓고 있다.

복자는 괜찮다는 한마디만이라도 진주에게 해주고 싶다. 엄마는 다 잊었으니 네 삶을 살라는 당부를 건넬 수만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감수하겠다고 가이드를 설득한다.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무방비로 눈물샘을 공격당한다. 이들의 사연이 특별해서도, 둘의 관계가 유별나게 절절해서도 아니다. 복자와 진주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 번쯤 모진 말로 엄마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고,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조차 제대로 받지 않은 때가 있다. 나만 기다리고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다음을 기약하고 만남을 미루기도 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냉철하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극에 엄마 이야기가 개입되면 별것 아닌 장면에도 가슴이 먹먹해져 객관적 감상은 힘들기 마련이다.

'국민 엄마' 김해숙의 연기는 뭉클함을 배가한다. 눈빛만으로도 따뜻하고 마냥 주기만 하는 엄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는 과거 영화 '우리 형'(2004) '해바라기'(2006), '친정엄마'(2010) 등에서도 엄마 역을 맡아 극장가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김해숙은 27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시사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내 옆에 있는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할 말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면서 "진주가 엄마에게 못다 한 말을 꿈에서 하는데, 그 말을 나도 내 어머니에게 못 해드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12월 6일 개봉.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사라져가던 언어에 생명 줬다”
“사라져가던 언어에 생명 줬다”

인니 찌아찌아 한글 도입뉴욕타임스서 집중 조명“공공기관 등 일상에 정착” 인도네시아 부톤섬의 찌아찌아족 학생들이 한글 교재로 찌아찌아어를 배우고 있다. [연합]  지난 2009년

미국서 한국으로 마약 밀수 기승

올 9월까지 137건 적발국가별로 미국이 최다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마약 밀수가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으로부터의 마약 밀수가 총 137건이 적발

달러 환율 하락 1,370.9원…대선 전 한국 마지막 거래

원/달러 환율이 4일(한국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8.5원 내린 1

‘아파트' 대신 ‘로케트'…북 김정은·김여정 패러디 영상 화제
‘아파트' 대신 ‘로케트'…북 김정은·김여정 패러디 영상 화제

<‘화성인 릴도지’유튜브 캡처>그룹 '블랙핑크' 로제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부른 노래 'APT.'(아파트)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한 유튜브 영상이 하루도 안 돼 조회

“차세대 한인 정체성 교육 강화”

동포청·유산청 업무협약 재외동포청(청장 이상덕)은 차세대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정체성 함양 교육을 강화하고 국가 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과 긴밀한 협

한국 여권 소지자, 15일 이내 중국 방문시 무비자
한국 여권 소지자, 15일 이내 중국 방문시 무비자

내년 말까지‘일방적 비자 면제’ 대상미국·일본은 제외 중국이 오는 8일부터 한국 등 9개국을 무비자 시범 정책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슬

‘오징어 게임2’가 돌아왔다..이정재 vs 이병헌 제대로 된 싸움
‘오징어 게임2’가 돌아왔다..이정재 vs 이병헌 제대로 된 싸움

사진제공=넷플릭스 사진제공=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1일(한국시간 기준) 넷플릭스(Netflix) 측은 '오징어 게임' 시즌2가 티저 포스터와 티저

재외동포 정책 전담 국회특위 추진

주호영 한국 국회부의장 “22대 국회에 설치 구상”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700만 재외동포들의 권익 향상 등을 위해 국회에서 관련 정책을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특별위원회 설치가 추

한인경제인대회… 최대성과 성료

수출계약 2억달러 육박 한국과 해외 한인 경제인 등 3,000여명이 참가하고 유럽에서 처음으로 열린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가 지난달 31일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며 막을 내

'흑백요리사' 한식대가 이영숙 셰프  '빚투' 논란... 14년째 1억 채무불이행?
'흑백요리사' 한식대가 이영숙 셰프 '빚투' 논란... 14년째 1억 채무불이행?

흑수저 트리플스타, 백수저 이영숙 /사진=스타뉴스, 넷플릭스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도 결국 비연예인 출연자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흑수저 트리플스타(본명 강승원)부터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