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검역대 통과 후에도 재확인 절차…음성확인서도 '무용지물'
개인 명의 휴대전화 없어 식당 출입도 못 해…"대체 인증수단 마련해야"
캐나다 입국은 일사천리…"국민편의 신경 쓴 캐나다 정부 노력 돋보여"
"불편하고, 답답하고, 차별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한국일보에 근무하는 A 기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고국을 방문했다가 느낀 감정이다. 그가 쓴 '고국 입국기'는 18일자 현지 신문에 실렸다.
입국기에서 그는 "아무리 방역이 중요하지만, 입국 양식의 중복 작성이나 긴 대기시간은 해외 입국자에게는 너무나 큰 고통이었다"고 전했다.
한국행에 앞서 그는 '2차 이상 백신접종 증명서'와 '72시간 이내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 출력본을 준비했다.
13시간이 넘는 긴 비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애써 준비한 격리면제서는 '무용지물'이 됐다.
최근 국내 방역 강화 조치로 PCR 음성확인서가 48시간 이내로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10일간 자가격리 조치 대상자가 됐다.
현지에서 백신접종을 한 A 기자는 검역대를 통과했다. 하지만 다시 다른 부스로 이동해 관련 서류와 안전보호 앱 설치 유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격리통지서까지 작성해야 해 긴 시간이 걸렸다.
그는 "해외에 사는 재외동포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며 "지루하고 짜증이 났다"고 토로했다.
광명역에서 방역 열차를 타고 울산 본가로 간 그는 다음날에도 인근 보건소에서 줄을 서서 PCR 검사를 받았야 했다. 10일 격리 후에도 다시 음성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거쳐야 했다.
이후에도 한국 생활은 불편의 연속이었다. 국내 통신사의 개인 명의 휴대전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식당 등 실내시설 입장을 위해서는 휴대전화 앱의 '방역 패스'가 필수인데, 국내 사용 휴대전화가 없어 식당 출입을 여러 차례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하기 위해 보건소에서 '해외 접종 이력'을 등록한 후 증명서를 받아 식당 주인에게 보여줬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휴대전화 인증 외에 정부가 별도의 인증수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인 인증 절차가 국내 통신사 휴대전화를 통한 인증이 대부분이어서 금융거래, 온라인 쇼핑, 정부 관련 업무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고국을 찾은 재외동포들은 상당한 불편과 함께 차별을 당한다는 얘기다.
그의 토론토행은 훨씬 수월했다고 한다.
인천공항에서 '어라이브 캐나다'(Arrive Canada) 앱에 탑승자 정보를 입력하고, 탑승자 이름과 QR코드가 찍힌 완료 화면을 보여주면 항공권을 받아 기내에 들어갈 수 있었다.
피어슨 공항에 내려 코로나 검사를 거쳐 2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스크린을 통해 온라인으로 정보를 입력한 후 출력본을 보여주자 입국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그는 전했다.
A 기자는 "불필요한 절차를 없애고 국민들의 편의에 각별히 신경 쓴 캐나다 정부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이 보도 후 사과와 함께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그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