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법무부 통계 분석
지난 20년간 총 590명
거의 정치적 탄압 이유
승인사례는 극히 적어
지난 20년간 600명에 가까운 한국인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6일 연방 법무부 이민심사행정국(EOIR)의 1997~2016년 망명 통계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인 망명 신청자는 총 590명으로 나타났다. 한 해에 약 30명에 가까운 한국인들이 미국에 망명을 신청하고 있는 것이다.
시기별로 보면 김대중 정부(1998~2002년) 시절 119명이었던 망명 신청자는 노무현 정부(2003~2007년)에서 161명으로 늘었고, 이명박 정부(2008~2012)에 들어서는 가장 많은 212명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2013~2016년) 시절에는 미국 망명 신청자가 90명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연방 이민법원이 망명을 최종 승인한 사례도 김대중 정부 5명, 노무현 정부 7명, 이명박 정부 10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 당시 망명 최종 승인자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이 기간 절반이 넘는 60명의 망명 신청이 거절되거나 기각됐다.
미국 정부는 망명 신청자의 개인 정보 보호를 이유로 들어 정확한 사유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신청자들은 정치적 탄압 등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현재 뉴욕주 버팔로 연방 이민국 구치소에는 한국인 모녀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로부터 정치적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망명을 신청해 재판을 기다리며 수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한국인 모녀는 최근 미국변호사협회를 통해 뉴욕한인회에 연락해와 한국어에 능통한 변호사를 구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 이밖에 가정폭력 피해나 성소수자 피해 등을 이유로 망명을 신청한 사례도 있다.
이민 변호사들에 따르면 미국에 입국하면서 망명을 신청하게 되면 연방 이민구치소에 보내진 후 8~9개월가량 재판을 받게 되며, 기각되면 곧바로 추방된다.
한편 2012~2016년 사이 미국 망명을 신청한 전체 외국인은 26만6,876명으로 이중 약 6분의 1에 해당하는 4만5,924명의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집계됐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