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 또 다시 북태평양을 향해 일본 상공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대형 도발을 감행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북한이 오늘 오전 6시57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최대고도는 약 770여km, 비행거리는 약 3,700여km로 판단”고 발표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지난달 29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불과 17일만으로,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결의가 지난 11일 통과된 지 불과 사흘만에 이를 무시하듯 또 다시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은 이번이 무려 11번째로, 이 가운데 미사일 발사는 10차례, 핵실험은 1차례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홋카이도) 동쪽 2,000㎞ 지점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최고고도와 비행거리 등으로 미뤄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을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17일 만에 또다시 정상 각도로 IRBM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해 대기권 재진입 등 핵심 기술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유사시 미군 증원기지인 태평양 괌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는 평가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지금까지 정상각도로 쏜 탄도미사일 중 가장 긴 거리인 3,700㎞를 날았다. 지난 8월29일 평양 순안에서 발사한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보다 사거리를 1,000여㎞ 늘려 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3,700여㎞를 비행한 것으로 볼 때 사거리 측면에선 태평양 괌을 충분히 타격하고도 남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의 사거리를 줄여 태평양 상공에서 핵탄두 모의 폭발시험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도발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즉각 소집해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이 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취임 이후 5번째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직후인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이다.
일본 정부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정보가 입수되자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 각료회의를 열고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대책을 협의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미사일 발사 등 거듭된 북한의 도발 행동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