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30일 이상 장기체류하는 재외국민의 영유아 자녀들에게 앞으로 누리과정(만 3-5세 유치원·어린이집 공통 교육과정) 지원금 29만원씩이 무상 지원된다.
이는 그동안 국내 영주 의사가 없는 재외국민 자녀들에게 학비·보육비 지급을 거부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의 판단은 차별이라는 지적에 따른 결과다.
교육부는 한국에 30일 이상 거주 중인 3-5세 재외국민 자녀를 유치원 학비지원 제외 대상에서 삭제, 지원금을 다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2017학년도 유아 학비 지원계획’을 최근 만들어 전국 시·도 교육청에 송부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재외국민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배제해 온 행위는 차별”이라며 2015년 11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한 지 1년8개월 만이다.
인권위 권고에도 그동안 반대 입장을 보였던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태도를 바꾼 셈이다.
복지부 관계자도 이날 “시스템을 개선한 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올 9월부터 이들에게 어린이집 보육비를 무상 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과정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재외국민은 지난달 기준 전국에 124명으로, 이들은 학비·보육비 22만원과 방과후과정 비용 7만원을 포함한 29만원씩을 앞으로 매달 무상 지원받는다.
앞서 2015년 10월 재일교포 오모(78)씨는 국가인권위에 “국내에 살면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재외국민 유아도 학비 및 보육비 지원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진정을 냈다.
당시 오씨의 손자(4)는 재외국민용 주민등록번호를 받은 일본 영주권자였으나, 정부가 재외국민에 대해서는 학비·보육비를 지원하지 않아 오씨의 손자는 어린이집 보육비를 지원받지 못했다.
오씨의 진정에 대해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가 복지부와 교육부에 “국내 거주 재외국민에게 누리과정에 따른 학비·보육비를 무상 지원하라”고 권고했지만, 두 부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