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위·홍콩 2위
전 세계 도시 가운데 사치품 쇼핑과 교육·의료 등 서비스 이용에 가장 큰 비용이 드는 도시는 싱가포르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의 자산관리 기업 줄리어스 베어 그룹은 이같은 평가가 포함된 ‘글로벌 자산·라이프스타일 보고서 2024’를 최근 발간했다.
줄리어스 베어 그룹은 보석, 가방, 시계, 위스키 등 사치품과 외식비, 비즈니스석 항공료, 의료보험비, 사립학교 비용 등 서비스를 포함한 총 20개 품목의 가격 변동을 토대로 세계 25개 도시의 ‘라이프스타일 지수’를 도출한다.
올해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라이프스타일 지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높았다. 2위와 3위는 홍콩과 런던이 각각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단계씩 뛰어오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싱가포르는 친기업적인 환경과 함께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에 대한 평판을 유지함으로써 초부유층을 계속 끌어들였다”며 “홍콩은 변호사를 선임하는 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도시이며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두 번째로 비용이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상하이는 부동산 시장과 소비 침체로 지난해보다 두 계단 하락한 4위를 기록했다. 모나코는 한 단계 올라선 5위를 기록했다.
취리히는 스위스 프랑의 강세에 힘입어 6위에 올랐다.
이 밖에 뉴욕과 파리, 상파울루, 밀라노가 차례로 7위∼10위를 차지했다.
지수 전체로 보면 이들 20개 품목의 가격 상승률은 올해 4%로 지난해(6%)에 비해 둔화했다.
보고서는 지수 산출 시 품목의 가격을 달러로 환산하기 때문에 순위 변화 중 상당수는 환율 변동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환율 강세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의 도시들은 지난해 가장 저렴한 지역에서 가장 비싼 지역으로 바뀌었다. 또 물가 인상과 함께 유럽 도시들의 순위가 크게 올랐다.
반면 강달러 여파로 통화 가치가 평가 절하된 아시아 국가들의 도시는 순위가 떨어졌다. 특히 ‘수퍼 엔저’를 겪고 있는 일본의 도쿄는 2021년 라이프스타일 지수 순위가 2위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23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명품 브랜드들이 자주 가격을 인상하는 한국도 서울 등을 포함해 25위 안에 든 도시가 없었다. 이는 해당 리스트에 언급된 도시들과 비교해 달러로 환산한 물가가 낮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