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9월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커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를 기록하면서 이 같은 흐름이 3개월째 지속됐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경기가 ‘완전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언급했고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잇따라 경기 하방 위험을 경고했다.
일본 재무성은 9월 한 달간 수출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4.9% 감소한 6조551억엔, 수입은 17.2% 줄어든 5조3,801억엔을 기록해 6,750억엔의 무역수지 흑자를 올렸다고 19일 밝혔다. 일본이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가운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은 7월 이후 3개월째다.
일본의 대외 교역 규모는 계속 작아지고 있다. 수출이 22개월째 줄어들고 있고 수입은 17개월째 감소 추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본격화한 4월 이후 6개월간의 수입과 수출만 보면 무역수지는 적자다.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2% 감소한 30조9,114억엔, 수입은 18.1% 줄어든 32조262억엔으로 1조1,148억엔 적자였다.
교역 규모가 축소한다는 것은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성장 잠재력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성장 기대감이 떨어지고 금융 시스템이 불안정해지면 경제가 완전한 침체로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이 중앙은행 총재가 자국 경기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표시한 것은 일본뿐만이 아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도 경기 하방 위험을 잇따라 경고하고 나섰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화상회의 방식으로 열린 주요30개국(G30) 연례 국제은행 세미나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지역의 회복세가 여전히 불확실하고 불완전하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영국·프랑스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집합 제한이 확대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재정 지원책과 통화 정책의 뒷받침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는 자동차와 같은 공산품은 3월에 사려다가 매수 시점을 10월로 늦출 수 있지만 서비스 소비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유로존 일자리의 다수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의 회복세가 쉽지 않은 점을 우려 요인으로 꼽기도 했다.
<맹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