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대형 폭발로 인한 사상자가 5,000여명으로 늘었다. 하마드 하산 레바논 보건부 장관은 5일(현지시간) 현지 방송 알마나르TV에 베이루트의 폭발 사망자가 135명, 부상자가 약 5,000명으로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하산 장관은 아직 수십명이 실종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마완 아부드 베이루트 주지사는 이날 현지 방송 알하다스와 인터뷰에서 “폭발 피해가 발표됐던 것보다 커질 수 있다”며 “피해액이 15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
레바논 정부는 항구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돼 있던 인화성 물질 질산암모늄이 대규모로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레바논 방송 LBCI는 최고국방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을 인용, 근로자들이 문을 용접하던 과정에서 화학물질에 불이 붙었다고 전했다.
레바논 당국은 질산암모늄 폭발을 일으킨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일단 폭발이 특정 세력의 공격이 아니라 사고로 비롯된 개연성에 무게를 두며 신중한 모습이다.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폭발이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창고에는 약 2천750톤의 질산암모늄이 6년간 보관돼 있었다”고 말했다.
또 2014년 폭발성이 강한 물질들이 베이루트 내 안전조치 없이 저장돼있어 위험하다는 보고서를 받은 바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번에 폭발한 질산암모늄은 2013년 베이루트항에 나포된 배에서 하역해 항구 창고에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언론에서는 베이루트 폭발의 충격파 세기가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20% 이상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는 이날 앤드루 티아스 셰필드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분석을 인용해 베이루트의 폭발 규모가 TNT 폭약 1,500톤이 폭발한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세계 각국은 일제히 베이루트의 폭발 참사에 애도를 표명하고 구호 손길을 내밀었다. 과거 레바논을 식민지로 뒀던 프랑스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폭발 사고 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6일 레바논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이번 참사 수습을 지원하기 위한 장비와 인력을 이미 급파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트위터로 희생자들을 위로하면서 레바논 국민을 어떤 식으로든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으로 “레바논 국민이 이 비극에서 회복하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