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치료제·백신 없어
공기 아닌 침방울 전파
손 씻기·기침예절 지켜야
미국과 중남미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는 등 ‘우한 폐렴’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전 세계 보건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한 폐렴’의 세계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23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로 확산 중인 ‘우한 폐렴’이 ‘대유행’ 직전 단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우한 폐렴’은 과거 다수의 사망자를 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도 유사해 보건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제2의 사스, 메르스 사태 우려
사스와 메르스도 ‘우한 폐렴’의 원인으로 지목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데 이 바이러스는 변이가 빠르고 종간 장벽을 넘어 전염되는 만큼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사람에게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총 7종이다. 기존 감기를 일으키는 4종과 사스와 메르스까지 6종이었으나 이번에 번지고 있는 ‘우한 폐렴’은 일곱 번째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새로 등록됐다.
지난 1930년대 초 닭과 돼지 등 동물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입자 표면이 돌기처럼 튀어나와 있는데 이 모양이 왕관처럼 생겨 라틴어로 왕관을 뜻하는 ‘코로나’라는 이름이 붙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리보핵산(RNA)으로 구성돼 있어 변형이 쉽게 일어난다. 돌연변이의 발생이 빈번해 기존에 사람을 감염시킬 수 없던 바이러스가 강력한 전염력과 높은 치사율을 가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달했다는 것이다.
■치사율 10%… 아직 백신 없어
당연히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일종의 이름표인 항원을 파악해야 하는데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번식이 빠르고 변이가 잦아 항원이 수시로 바뀐다. 아울러 수많은 항원 중 어떤 항원이 인체를 감염하는지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번에 유행하고 있는 ‘우한 폐렴’의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와 유사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사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이의 유전자 유사성은 약 77%이며, 자연 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침방울로 전파… 손 씻기·기침예절 지켜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가 아닌 침방울로 전파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기 전파는 의료기관에서 인공호흡이나 기도삽관 등을 할 때 환자의 분비물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 또는 액체 방울) 형태로 퍼지는 특수한 사례에 한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감염예방 가이드라인에서도 기본적으로는 침방울 전파를 주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 30초 이상 씻기, 기침할 때 손 등으로 입 가리기, 마스크 착용 등 감염예방 행동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방문자는 아픈 사람이나 동물 등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
<우영탁·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