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자산은 31조달러
부채 의존 성장 역풍 우려
중국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은행 자산을 보유한 나라로 부상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커졌음을 의미하는 동시에 중국이 부채에 의존한 성장을 해왔다는 방증으로 중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중국 은행권 자산은 33조달러를 넘어섰다. 유로존의 은행 자산은 31조달러에 그쳤다. 다음으로 미국 16조달러, 일본은 7조달러였다.
이로써 중국은 2011년 GDP(국내총생산)로 유로존을 넘어선 데 이어 은행시스템 규모로도 앞서게 됐다. 중국의 경우 경제 성장세에 비해 은행 시스템 성장세가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셈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권의 자산 증가세가 부쩍 가속화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완화 및 재정확대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경기부양 과정에서 은행 대출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이 결과 중국 은행권의 자산은 GDP의 3.1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유로존의 GDP 대비 은행권 자산 비중은 2.8배에 그쳤다. 이는 중국 경제의 부채 의존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에스와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중국 은행시스템의 규모가 이처럼 거대해진 건 중국 경제가 은행 차입을 통한 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로 축하할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여파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중국은 상당한 신용 리스크(위험)를 안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되찾는 데 중국의 적극적인 부양이 큰 몫을 한 게 사실이지만 이 과정에서 비롯된 중국의 생산과잉과 위험천만하게 높아진 부채 수준이 다시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