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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송이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는나비와 꽃송이 되어 다시 만나자         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송이나는 그 꽃잎속에  숨어서 기다리리 노래가 되어 많은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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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희망은 삶에서 누린 가장 멋진 축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희망은 한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아무리 심한 폭풍도많은 이의 가슴 따뜻이 보듬는그 작은 새의 노래 멈추지 못하리. 나는 그 소리를 아주 추운 땅에서도아주 낯선 바다에서도  들었다.허나 아무리 절박해도 그건 내게빵 한 조각 청하지 않았다.          (시 , 에밀리 디킨슨, 1830-1886)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의 자연, 청교도 주의를 배경으로 사랑, 죽음 , 영원을 주제로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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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나는 은하수 꽃길에 춤추러 가요'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는 은하수 꽃 길에 춤추러 가요, 그곳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놀거예요.아 아침의 그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던가?내 아가의 머리를 만져 본 것은 언제였는가?많은 사람들이 바다 가까이 살면서 바다를 볼 시간이 없다.죽음을 앞둔 사람들은 한 번만 더 별을 보고 싶다고,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한다.당신의 생애 마지막 순간에 바다와 하늘, 별을 보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마라.지금, 그들을 보러 가자.마지막 순간에 간절히 원하게 될 것.그것을 지금 하라.(엘리자베스 케블 러스,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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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들꽃처럼 사는거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들꽃처럼 사는거다구름 낀 세월에찡그리지 않고말없는 호수에 내 그림자 드리우고허허로운 하늘을  마주하며그저 웃는 거다 아름다움을 가꾸며 사는거다비가 내리면  빗물에 젖고바람이 불면 나래를 접고햇살 쏟아지면 홀로 걷고강물은 여여히 흐르고길은 저마다 외로운 것들녘에 이는황혼에 기대어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그저 들꽃처럼 사는거다  ( 이정기, 시인, 들꽃, 1995년)  갈 들녘을 거닐다 ‘그대는 왜 이한적한  곳에 피었는가?’ 들꽃에게 묻고 싶다. 들꽃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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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회 재미수필 신인상 가작 발표

정병갑·김다영씨 선정 제19회 재미수필 신인상은 당선작 없이 정병갑씨의 ‘그리움이 머무는 곳’과 김다영씨의 ‘한국인 엄마, 미국인 딸’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재미수필문학가협회 이현숙 회장은 “미 전국에서 신인상에 많이 응모해 주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한편씩 정독했다. 올해는 깊은 사유로 건져 올린 글이 특별히 많았다. 수필은 생활의 표현이며, 성찰이며, 새로운 창조를 이루어 내는 것이다. 느낌을 마음에 담아내며 생각을 가다듬고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느라 고심했을 응모자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우수작이 많았음에도 당선작은

정치 |19회, 재미수필, 신인상, 가작 발표 |

[시와 수필] 솔의 침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천인 무성'이라는데 나같이 속좁은 여자는  푸른 솔의  침묵에 등 기댄다 (시,박경자  푸른 솔 박경자  우뢰같은 그침묵그 소리없는 그소리밤새워 푸른 가슴  청풍에 씻어 내고 하늘 우러러정갈한 머리 카락 그 마음 , 그 푸르름옛 선비의 가슴  그 맑고, 그 푸르름'어디  사람 없는냐'--깊은 산  우뢰같은 산 메아리  오늘같이  길이 보이지 않는 날엔 그 푸른 솔에 등기댄다. 아랫 마을  산자락 밑에 손바닥만한  밭을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노인에게  왜 이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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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우화의 강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두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겠지만한세상 유장한 정성의 물길이 흔할수야 없겠지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 흔할 수야  없겠지넘치지도 마르지도 않는 수려한 강물이흔할수야 없겠지긴 말하지  전하지 않아도 미리 물살로 알아듣고몇 해쯤 만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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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알래스카가 러시아 땅이었다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주께서 내게 복에 복을 더하사 나의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나를 도우사 나로 환난을 벗어나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역대상 4: 10) 1860년 경 미국 남북전쟁이 끝난후 미 의회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현안이 있었다. 당시 시워드(William seward)라는 미국 내무부 장관은 알래스카를  러시아로부터 사기 위해 교섭 중이었다. 반대파들은 만년설에 쌓인 쓸모 없는 동토를 산다는 것은 정신 빠진 일이라고 공격했다. 시워드 장관은 알래스카의 무한한 광물 자원, 수산 자원은 그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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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호숫가 오두막집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날이 밝았으니 이제여행을  떠나야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속으로 사라지고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그대 길 떠나야 하리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한때는 불꽃같은 삶과 바람같은 죽음을 원했으나새벽 문을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아직 잠들지 않는 별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깬 나무 밑을 지나홀로 미명속을 헤쳐가야 하리  자신을 묶는 일도 이제 그만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배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하리오 새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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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돌산 지기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기차가 지나가 버린 마을놋양픈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삽살개는 달을 짖고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소    ( 시 - 노천명 1912-1957) 노천명 시인은 ‘사슴의 노래’로 유명하다.’천명’이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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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조지아 고등학교 총기사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의 난 날이 멸망하였더라면 남아를 배었다하던 그밤도 그러하였더라면캄캄한 밤, 빛도 그날을 이루지 않았더라면 내눈으로 이 환란을 보지 않았을 것을…' (성경 욥기에서) 총기 사건으로 우리 아이들, 교사 외 수많은 부상자를 낸 ‘조지아 애팔래치 고교의 총격 사건’은 우리 가슴에 또 한 번 크나큰 충격이다. 연례행사처럼 학교 내 총격 사건으로 꽃다운 우리 자녀들을 얼마나 총기에 희생되어 세상을 떠나게 했는가… 망각이란 세월 속에 잊으려해도 부모의 가슴에 묻고 떠난 우리 자녀를 이대로 보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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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고 은종국 회장이 우리곁을 떠나던 날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옷깃을 여미고 어둠속에서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를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시,정호승 시인 ) 고 은종국 회장이 이렇게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동포장으로 한인회에서  장례 행렬은 눈물속에 끝이 없었다. 80년대 이민 초기 몇백명 되지 않는 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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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나는 바보야'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는 바보야'' 안다고 나대고…대접받길 바라고…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 (김수환 추기경) 종교를 떠나서  김수환 추기경님은  우리 민족에 맑고 거룩한 영혼을 지니신  큰 어른이셨습니다. 세상을 떠나던 날  추운 날씨에  시골에서는 밤 기차를 타고 몇 시간 씩 장례행렬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천주교인이  아닌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군인들은 휴가를 얻어  추기경님  큰 어른의 가신 길을 배웅했습니다.  평생에 낮은 곳을 살피시며  스스로를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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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솔등에 기대어 별을 헤이는 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하지 못하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별 하나에 사랑과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별 하나의 시와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 나는 별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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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틀란타 고향 잃은 사람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마음이 길을 잃은 날엔 깊디 깊은 솔가슴에 내 마음 기댄다 얼마나 아팠으면… 얼마나 외로웠으면…속 가슴에 새겨 진 아픈 괭이의 그눈물 자국 나이테강한 솔 가슴을  키운다 내가 길을 잃은 날엔 솔에 내 가슴 기댄다그아픈 눈물을 가슴에 새기고도'천인 무성' 그 우뢰같은  침묵청 푸른 선비의 가슴골에  내등을 기댄다거긴 내가 돌아 갈 고향이 살고 등잔 밑에서 딸에게 편지를 쓴 내 어머니가 계신다 하얀 목화꽃 피는 내 고향으로목화를 따서 오빠들 교복을 만들어 입히시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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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Welcome Home'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비의 역사반짝 반짝 한 송이 꽃 처럼 하늘에 날아 오른 봄 나비 한 마리를 바라보며그가 겪었을 아픔의 역사를 생각합니다.작은 알이었던 시절부터  한점의  공간을 우주로 삼고 소중히 생명을  간직해 왔던고독과 적막의 긴 밤을 견디고…징그러운 번데기의 옷을 입고도한시도 자신의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각고의 시간을 이기고…이제 자유를 나래를 입은 꽃잎처럼 하늘 향해  찬란히 솟아오른  나비 한마리는비록 연약한 한마리 미물에 자나지 않는다해도나비는 우람한 승리의 화신으로 자신을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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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파라다이스 아일랜드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찰싹! 찰싹!하얀 두루마기 입은 선비 처럼  억겁의 세월을  아프게 달려 왔구나…난 항상 빈손이었지…밤이면 별을 보고 길을 찾았고바람이 날 데리고 낯선  물결에  몸을 실었지… 이글거린 태양에 몸을 태워 물결 위에 부서지고가진 건 하나없는 빈손이었지…어느 날 낯선 항구에 닿아하얗게 부서진다 하얀 모래성을 어루만지며부서진 파도는  다시 바다가 된다 바다야 ! 바다야 !파도가 머물다 간 빈 그자리 빈 바람 소리 뿐빈손이었다. 나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였음을… 빈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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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풀옷으로 몸을 가린 두륜산 일지암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풀뿌리와 나무 열매로 주린 배를 달래고 송락과 풀옷으로 그 몸을 달래다산야에 깃드는 새와 구름을 벗을 삼고높은 산 깊은 곳에서 남은 세월을 보내리라 (야윤 스님 시, 풀옷) 숲 사이 시퍼런 하늘이 마치 깊은 우물처럼 맑다. 일지암을 지었다는 초의 선사는 평생 풀옷을 입고 살았다한다. 두륜산 일지암은 내고향 강진에서 그리 멀지 않는 두륜산 계곡에 초의 선사가 풀옷을 입고 일지암에서 한생을 사셨다.다산 초당 기암 절벽 석문산 계곡과 두륜산에 진달래가 피면 옷산이 연분홍 치맛폭에 꽃으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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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그대가 곁에 있어도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물속에는 물만 있는것이 아니다하늘에는 하늘만 있는것이  아니다그리고 내안에는나만 있는것이 아니다내 안에 있는 이여물처럼 바람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이여그대가 곁에 있어도나는 그대가 그립다.      ( 시,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인 류시화, 항상  내마음 가까이 있어 류시화 시인의 시를 이제야 소개하게 되었다. 그의 시를 읽으며  밤늦게 솔밭을 거닐으며 소낙비같은 매미 소리, 온갖 풀벌레 소리에 내마음 씻어 내고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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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밤새 눈송이 쌓이는 낮선 기차역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톱밥 난로가 지퍼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몇은 감기에 쿨럭이고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한줌의 톱밥을 불속에 던져 주었다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청색의 손바닥을 불빛속에 적셔두고모두들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듯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 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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