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거래가 1년 중 가장 활발해지는 여름철이다. 하지만 주택 구입 여건은 올해 초와 비교해 나아진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구입자들에게 불리한 여러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CBS ‘머니 워치’(Money Watch)가 보도했다. 가격 상승, 매물 부족, 이자율 상승, 신규 주택 공급 부족, 수요 급등 등 여러 불리한 조건이 산재해 올해만큼 주택 구입이 힘든 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가격 상승·매물 부족·금리 상승 등 악재 산재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주택 구입 수요도 위축

 

■ 퍼펙트 스톰

크고 작은 여러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맞게 되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한다. 지금 주택 시장이 주택 구입자들에는 바로 퍼펙트 스톰 상황과 다름없다. 주택 구입을 가로막는 복수의 악재들이 공존하며 주택 구입자들에게 그야말로 ‘지옥’을 맛보게 하고 있다.

주택 구입자들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주택 가격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오히려 더 가팔라졌다. 지난 4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약 9%나 상승, 주택 시장 거품이 절정이던 2006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택 가격 급등에도 주택 구입 수요는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늘어나 주택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인구 증가, 소득 증가, 감세 혜택 등으로 주택 구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이 주택 수요 증가 요인이다.

여기에 모기지 이자율까지 상승하면서 주택 구입자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한 이자율은 한두 달 전까지 등락을 거듭하다가 최근 다시 큰 폭의 오름세로 전환, 주택 구입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고 있다. 5월 마지막 주 전국 평균 모기지 이자율(30년 고정)은 약 4.66%로 2011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구입시기 잠시 미루는 것도 해결책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의 애런 테라자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 연말쯤에야 주택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모기지 이자율이 현재 추세대로 상승세를 이어가면 주택 구입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다. 테라자스 이코노미스트는 “이자율이 5.5%를 넘고 6%대에 근접하면 주택 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면 주택 상승세 둔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CBS머니 워치와 인터뷰에서 전망했다.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룰 수 있는 구입자는 주택 가격이 둔화될 때까지의 시기를 대출 자격 등 구입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좋다. 테라자스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입 1년 전부터 크레딧 점수를 최대한 향상시키면 주택 구입 비용을 낮추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CBS 머니 워치와 인터뷰에서 조언했다.

질로우에 따르면 주택 구입자의 크레딧 점수 격차에 따라 수만 달러가 넘는 이자 비용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양호’(Fair) 점수대로 구분되는 640-680점대 크레딧 점수와 ‘우수’(Excellent)로 분류되는 760점 이상의 크레딧 점수 보유자 간 모기지 대출 상환 기간 동안 무려 약 2만 1,000달러에 달하는 이자 비용 차이가 발생한다.

 

■ 일부 도시 가격 상승세 ‘통제 불능’

주택 가격 상승은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도시의 가격 상승폭은 두 자릿수 비율 이상을 기록하는 등 거의 ‘통제 불능’ 상황이다. 

북가주 샌호제의 지난 4월 주택 중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약 26%나 폭등하며 약 126만 달러로 집계됐다. 라스베가스와 시애틀의 주택 가격 역시 각각 약 16.5%와 약 13.6%씩 오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주택 시장 침체 전 상황과 닮아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폭주 중인 주택 가격 상승세를 잠시 피해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는 방법도 고려된다고 조언한다. 이르면 올해 연말부터 주택 가격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영 모기지 보증 기관 프레디맥은 주택 가격 상승폭은 올해 약 7%를 기록한 뒤 내년 약 3.1%로 크게 둔화될 것이란 예측을 최근 내놓았다.

 

■ 매우 두터운 억압 수요층

35세 미만의 밀레니엄 세대 인구는 약 8,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밀레니엄 세대의 가구 형성 속도가 이전 세대에 비해 다소 느린 편이지만 규모 면에서는 엄청난 ‘억압 수요’(Pent-Up Demand)를 형성하고 있다. 

매물 부족 등 주택 구입 여건 악화로 밀레니엄 세대 중 약 3분의 1이 아직도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신세지만 나머지 밀레니엄 세대는 현재 매우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레디 맥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로부터 매년 약 100만 가구가 신규 형성되고 있고 향후 수년간 주택 시장 주요 수요층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다.

 

■ 복수 원인에 기반한 ‘매물 부족’

단독 주택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매물 품귀 현상이다. 기존 주택은 물론 신규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점이 주택 가격 급등 현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주택 신축 규모가 소폭 증가하기 시작했지만 현재 주택 시장의 수요를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이다. 프레디 맥은 주택 건설 업계의 노동력 부족, 건축 부지와 자재비 등 건축 비용 상승이 신규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주택 매물 부족의 원인은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스테이 풋’(Stay Put) 현상이다.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해도 새집 구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주택 보유자들 사이에서 팽배해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좋은 조건으로 집을 팔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 처분 대신 현재 주택에서의 거주 기간을 연장하는 스테이 풋 현상으로 기존 주택 매물 시장 역시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