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비타민 D 수치 높은 환자, 암 면역요법 반응성 커"
비타민 D가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 암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을 향상하는 것으로 생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또 사람도 비타민 D 수치가 높을 경우 암 면역요법에 잘 반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와 미 국립보건원 국립암연구소(NCI), 덴마크 올보르대 공동 연구팀은 26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생쥐에게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이는 실험과 암 환자 집단 분석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1 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인 에반젤로스 지암파졸리아스 박사는 비타민 D가 생쥐 장내 세균의 암 면역을 유도해 면역요법에 대한 반응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장내 미생물 군집을 이용한 면역체계 강화로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도 비타민 D 결핍과 암 위험 사이에 연관성을 시사하는 결과들이 제시됐지만 그 증거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종양세포를 이식한 생쥐에게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이고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와 암에 대한 면역력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은 생쥐는 비타민 D가 장의 상피세포에 작용, 박테로이데스 프라길리스(bacteroides fragilis)라는 미생물이 증가하면서 면역 저항력이 향상되고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효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사용해 혈액에서 비타민 D와 결합해 조직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단백질을 제거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이는 면역 요법 반응 개선이 비타민 D의 직접적인 효과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어 암 면역력 향상이 박테로이데스 프라길리스의 작용인지 알아보기 위해 일반적인 먹이를 먹인 쥐에게 이 미생물을 투여한 결과 종양 성장에 대한 저항력이 향상됐으나, 비타민 D 결핍 먹이를 제공한 생쥐에서는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 덴마크 올보르대 연구팀은 150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 비타민 D 수치와 암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했으며, 암 환자 집단에 대한 별도 분석에서 비타민 D 수치가 높으면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암파졸리아스 박사는 "이 결과는 비타민 D가 암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을 구분하는 요인들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카에나노 레이스 에 소사 박사는 "이 연구 결과가 언젠가는 암 치료에 중요할 수 있지만 비타민 D의 정확한 작용기전은 아직 모른다"며 "비타민 D 결핍을 바로잡는 게 암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단정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Evangelos Giampazolias et al., 'Vitamin D regulates microbiome-dependent cancer immunity', http://dx.doi.org/10.1126/science.adh7954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