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치고는 이례적으로 잦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이 마지막 카드겠지 하며 지켜봤습니다. 평소 느끼는 청와대 분위기로 미뤄 볼 때 결정적 내용이 발표될 거라고는 크게 기대 안 했지만 끝내 명쾌하지 않고, 여운이 담긴 담화로 끝나 과연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 지 의문이 듭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세 번째 담화를 통해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고, “국회가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순실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대통령이 촛불 민심을 보고 내린 결단이어서 주목할 만 합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퇴진 시기와 절차를 못 박지 않은 채 공을 국회로 넘겼어요. 개헌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할 수 있고, 역설적으로는 배수진을 친 ‘신의 한 수’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꼼수’라고 비난하고 나섰고, 똘똘 뭉쳐 탄핵 소추를 강행하자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추미애, 박지원 등 야당 리더들의 발언과 행보에서 익히 알 수 있듯이 리더들의 속셈이 모두 다르고, 야당은 ‘3당3색’으로 제각각이어서 행동통일이 제대로 될지는 미지수이지요. 이에 더해 탄핵 강행을 외쳐온 새누리당 비박계가 주춤하는 형상이어서 앞으로 정국이 어떻게 변해나갈 지는 예측불허입니다. 
2013년 2월25일 대한민국의 제18대 대통령에 취임한 박 대통령은 온 국민의 축하 속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복주머니에 담긴 국민들의 소망과 기원 메시지를 읽으면서 희망 찬 국정운영을 다짐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9개월이 지난 지금 광화문 세종로는 주말이면 그 희망의 대통령을 향해 빨리 물러나라고 외치는 국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기꺼이 한 표를 행사해 뽑은 국가원수를 오죽하면 끌어내리려고 할까요.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서 조롱하고, 지지도가 사상 최악의 수준인데 명예, 불명예를 따질 상황은 아니지요.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밝힌 것처럼 평소 사익을 추구하거나 사심을 품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오로지 국가를 위한다는 마음에서 추진한 일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공사 구분을 제대로 못해 국가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에게 배신감까지 안겨준 실정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지요. 한달 후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등 국제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데 한국은 혼란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모두가 사심없이 힘을 합쳐 이 사태를 빨리 봉합하길 바랍니다. 김수완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