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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엔비디아와 닷컴 버블의 추억

90년대말 미국에서 살던 사람이라면 닷컴 버블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원래 70년대 미 국방부가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인터넷은 90년대 일반에 널리 퍼지면서 인류의 미래를 바꿀 획기적 발명품으로 주목받았고 이를 이용해 물건을 사고 파는 수많은 닷컴 업체가 쏟아져 나왔다.이중에는 아마존 같이 실체가 있는 회사도 있었지만 처음부터 수익이 전혀 없었고 앞으로도 낼 전망이 없는 펫츠 닷컴이나 코즈모 닷컴, 이토이즈 닷컴 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1997년 18달러에 상장한 아마존은 닷컴 붐이 절정이던 2000년 초반 50배까지 올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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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신기하고 중요한 박쥐 이야기

동물 중에서 박쥐만큼 증오와 경멸의 대상이 된 케이스도 드물 것이다. 서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박쥐는 악과 악마의 상징이었고 인간의 피를 빠는 뱀파이어도 박쥐로 변신한다. 우리 말에도 ‘박쥐 같은 인간’은 짐승도 됐다 새도 됐다 하는 간사한 인간을 가리킨다.박쥐는 왜 이렇게 미움을 사게 된 것일까. 우선 생긴 것도 꺼먼데다 얼굴도 흉하게 생겼고 주로 밤에 활동하며 음침한 동굴에 모여 사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다. 얼굴 생김은 인간의 자의적인 판단일 뿐이고 동굴에 사는 것이나 밤에 활동하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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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부통령이라는 자리의 득과 실

연방 헌법에 명시된 직책 중 평상시 가장 별 볼 일 없는 것이 부통령직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통령 유고시 그 자리를 승계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옛날 왕정 때 왕실의 최고 관심사가 ‘후계자와 예비 후계자’(Heir and Spare)를 생산하는 것이었던 것과 같은 원리이다. 스페어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평소에는 별 관심도 없지만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중차대한 임무를 맞게 된다.부통령의 역할에 크게 실망한 사람은 첫번째 부통령이었던 존 애덤스였다. 오죽하면 그 자리를 “인간이 만들었거나 상상해낸 가장 하찮은 직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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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권력을 잡기보다 어려운 것

대부분의 인간은 남의 밑에서 지시를 받기보다는 위에서 지시를 내리기를 좋아한다. 위에 있는 사람이 밑에 있는 사람보다 돈도 더 받고 사회적 지위도 높고 폭넓은 행동의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이 원칙은 동서고금의 인간 사회는 물론이고 동물의 세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인간과 유전자의 98%가 같은 침팬지 사회에서는 가장 강한 수컷이 알파 메일로 군림하며 음식과 암컷에 대한 우선권을 갖는다. 사자의 세계에서도 그 무리를 이끄는 수컷은 언제나 경쟁자의 도전을 각오해야 한다. 여기서 지면 그는 쫓겨나 모든 것을 잃게 되고 새 알파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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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한국과 일본 식당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한국의 라면은 ‘손으로 늘여서 만든 면’이란 뜻의 중국 ‘라’이 그 기원이다. 이것이 일본으로 건너가 ‘라멘’이 됐다가 한국에서 ‘라면’으로 굳어졌다. 한국인이 주로 먹는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 닛신 식품의 안도 모모후쿠가 개발한 것으로 이것이 1963년 삼양식품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됐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의 대명사인 것과 달리 일본에서의 라멘은 스시, 소바와 같이 일본을 대표하는 요리로 수십년의 전통을 가진 노포들이 수없이 많다. 일본 라멘은 돼지뼈를 바탕으로 한 후쿠오카의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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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GPS의 편리함, 그리고 그 위험

운전자를 위한 발명품 중 GPS보다 편리한 것을 찾기도 힘들다. 주소나 업소 이름만 치면 가는 길을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알려주는 GPS는 이제 운전자의 필수품이 됐다.원래 원래 군사 목적으로 1973년 미 국방부가 개발한 GPS는 1993년 24개의 인공위성이 가동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처음 민간인에게는 일부러 정확도를 떨어뜨려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2000년 클린턴 대통령이 이 제한을 철폐하면서 일반인도 똑같이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능해졌다. 현재 일반 GPS는 16피트, L5 밴드를 이용한 GPS는 1피트, 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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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12·12 군사 반란과 ‘서울의 봄’

1979년 12월 12일 저녁 허삼수, 우경윤 등 보안사 소속 수사관은 수도 경비 사령부 33 헌병대 소속 50여명과 함께 정승화 계엄사령관 사무실을 찾아왔다. 명목상 이유는 김재규 박정희 시해 사건 관련 조사를 위해 보안사로 가자는 것이었으나 사실은 그를 제거하고 군을 장악려는 전두환의 음모였다.정승화가 대통령의 재가가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총리 공관으로 연락하라고 지시하자 보안사 요원들은 무력으로 정승화를 제압해 연행해 가며 이 과정에서 계엄사 경호원들과 총격전이 벌어져 2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이것이 12. 12 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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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오랫동안 메아리 칠 대법원 판결

민경훈(LA미주본사 논설위원)지난 주 연방 대법원은 교육에 관한 역사적인 판결을 두 개 내렸다. 첫 번째는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이란 단체가 하버드와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입학 사정시 인종 고려를 금지해달라고 낸 소송에 대해 원고 승소 판시했다.9명의 대법관 중 6명의 지지를 얻은 다수 의견을 쓴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하버드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입학 기준은 (수정 헌법 14조의) ‘평등 보호 조항’의 약속과 양립될 수 없다”며 따라서 이는 위헌이고 무효라고 밝혔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과거 “인종 차별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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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인류의 기원과 다양성의 힘

민경훈 (LA미주본사 논설위원)인간의 조상이 처음 출현한 곳은 아프리카일 것으로 처음 추측한 사람은 찰스 다윈이다. 그는 1871년 출간한 ‘인간의 후손’이란 책에서 인간과 가장 비슷한 동물은 침팬지와 고릴라고 이들이 사는 곳은 아프리카이기 때문에 인간의 조상도 아프리카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가설을 내세웠다.그러나 그 당시에는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었으므로 그의 주장은 그냥 설로 남았다. 오히려 독일에서 네안데르탈인, 영국에서 필트다운맨 화석(후에 가짜로 판명됨)이 나오면서 유럽이 인류의 고향이라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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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기소된 루저 도널드의 앞날

민경훈(LA미주본사 논설위원)독일 역사 최대 미스터리는 바흐와 베토벤, 칸트와 괴테를 낳은 나라가 어떻게 히틀러와 같은 괴물을 지도자로 선택했는가 하는 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비인 미술학교에 두번이나 응시했다 떨어져 삼류 수채화를 팔며 걸식으로 연명하던 히틀러의 운명을 바꾼 것은 제1차 대전이었다. 여기서 그는 뜻밖의 용맹을 보여 일반병으로는 드물게 철십자 1급 훈장을 받는다. 개스 공격으로 일시적으로 눈이 멀어 병원에 입원한 사이 독일은 항복하자 그는 독일이 진 것은 등에 다 칼을 찌른 유대인 등 국내 배신자들 때문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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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팬데믹의 끝과 코로나의 기원

민경훈(LA미주본사 논설위원)2002년 나온 ‘28일 후’(28 Days Later)는 바이러스 재난 영화 중 수작으로 꼽힌다. 영국의 한 연구소에 동물 보호 단체가 침입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를 탈출시킨다. 이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지며 감염된 인간들은 좀비가 되고 사회의 질서는 무너진다. 제작비 800만 달러를 들여 만든 이 영화는 8,000만 달러가 넘는 수입을 올렸으며 2000년대 이후 좀비 영화가 붐을 일으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영화에서나 있을 것 같던 일이 현실에서도 일어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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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4대 문명의 탄생과 미 남서부의 운명

민경훈(LA미주본사 논설위원)인류가 처음으로 농업을 시작한 것은 기원 전 1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라크 북부에서 자연적으로 자라던 밀과 보리의 조상을 집 주변에서 기르던 것이 최초의 농사였다. 그러나 그 후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인더스와 황하 등 소위 4대 문명이 일어나는데는 7,000년이란 세월이 필요했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일어났고 4대 문명은 왜 생겨난 것일까.그 기간 동안 벌어진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농사가 앞 마당에 씨를 뿌려 곡식을 거두는 가내수농업에서 광대한 평야 전체를 농토로 삼아 조직적으로 경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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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오징어 게임’과 ‘아수라’

민경훈 논설위원   넷플릭스 시청율 전세계 1위를 자랑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화제작임은 틀림없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엉성하기 그지없다. 이 영화를 보며 우선 드는 생각은 게임 참가자는 천문학적 돈을 벌기 위해 목숨 걸고 참가했다지만 감시요원들은 도대체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그런 일을 하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또 하나 이상한 것은 이런 감옥 같은 곳에서 사는 감시요원들이 참가자들의 장기를 적출해 밀매하는 일을 한다는 점이다. 주최측의 행태로 봐 이런 일을 하다 걸리면 무사하지 못할 것은 자명하고 실제로 몇명은 걸려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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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자유의 한계

조기 교육의 선구자를 들라면 스코틀랜드 출신 철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제임스 밀이 첫 손가락으로 꼽힐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으로 유명한 공리주의자 제레미 벤덤 추종자였던 그는 아들 존 스튜어트 밀을 벤덤의 후계자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어려서부터 다른 아이들과 놀지 못하게 하고 3살 때부터 그리스 말을 가르친다. 그 결과 아들 밀은 8살 때 이솝 동화와 헤로도투스의 ‘역사’를 원어로 읽게 된다. 아버지 밀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그 때부터 라틴어를 가르치며 아들 밀은10대 초반에는 논리학과 경제학을 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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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의 논단] 백신의 효과

인구 3억3,000만명의 미국에서는 매년 300만명 정도가 죽는다. 사망 원인 중 가장 많은 것은 심장병으로 24%, 다음은 암 21%, 사고사 6% 순이다. 자살은 88분의 1, 낙상 106분의 1, 자동차 사고 107분의 1, 익사 1,100분의 1, 화재사 1,500분의 1, 벌에 쏘여 죽을 확률 5만9,000분의 1, 개에 물려 죽을 확률 8만6,000분의 1, 벼락 14만분의 1등이다. 독감에 걸려 죽을 확률은 6,500분의 1, 코로나에 걸려 죽을 확률 2,300분의 1이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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