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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칼럼] 정치인의 패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9-03 11:53:59

뉴스칼럼,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정치인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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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일로 예정된 대선후보 TV토론을 기점으로 카말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한 치 양보 없는 전면전에 돌입할 것이다. 후보들은 가능한 모든 전략과 수단을 동원해 백악관이라는 고지 쟁탈에 나설 것인데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의상이다. 무엇을 입고 싸울 것인가 - 말하자면 전투복이다. 정치에서 의상은 많은 걸 말해준다.

미국역사상 대선 후보들이 이렇게 대조적인 적은 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물러나고 해리스가 대선후보가 되면서 양당후보는 성별, 인종, 피부색에서 완전히 구분된다. 게다가 트럼프는 여성혐오, 이민자 혐오 발언이 거칠기로 유명한 인사. 혐오와 차별을 브랜드로 삼는 정치인이다. 자연스럽게 여성 이슈, 이민자 이슈가 부각되고 특히 여성의 낙태권리는 여성유권자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핵심이슈로 자리 잡았다.

후보들의 성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구도에서 해리스 진영이 특히 신경 쓰는 것은 패션. 해리스가 어떤 의상을 입고 유권자들 앞에 설 것인가이다. 카리스마를 강조하느라 너무 거칠게 남성적으로 보여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고분고분 나긋나긋한 전통적 여성 스타일은 더 더욱 안 된다. 그래서 내려진 결정이 여성적이면서도 너무 여성적이지는 않은 차림. 섬세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살려주는 패션이다.

옷차림이 첫 인상을 좌우한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하는 바이다. 입을 열어 대화를 나누기 전,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인상이고 그 인상으로 우리는 거의 상대방을 판단한다. 정치에서도 유권자들이 특정후보에 대한 호불호를 정하는 것은 상당부분 인상이다. 신뢰감이 간다든가 참신하다든가 능력 있어 보인다든가 하는 인상을 받은 후에 후보의 정책이나 정치철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트럼프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잘 아는 인사이다. 패션을 탁월하게 활용한다.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트럼프의 전형적 패션은 흰 셔츠에 빨간 넥타이 그리고 어깨선을 강조한 청색 정장. 빨강, 파랑, 하양 - 바로 미국의 국기 색상이다. 배경에 미국국기가 힘차게 펄럭이는 무대에서 트럼프는 같은 색상의 옷을 입고 미국우선주의와 애국을 강조한다. 추종자들은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분위기에 휩싸이며 열광한다. 

남성의 독점무대였던 정치권에 도전하면서 여성들에게 의상은 늘 민감한 부분이었다. 옷차림과 이미지는 뗄 레야 뗄 수 없는 것. 어떤 차림으로 정치무대에 등장하느냐로 정치생명이 좌우될 수도 있다. 그래서 그중 무난한 복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 바지정장이다.

미국 정치인의 전형적 패션인 남성정장, 소위 신사복의 이미지를 이어받으면서 여성성을 살리는 복장이다. 그중에서도 흰색 바지정장은 미국 여성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100여년 전 여성들이 참정권도 없던 시절, 여권 운동가들은 흰옷을 입고 투표권 쟁취 시위를 벌였다. 이후 백색 옷은 여권운동의 역사를 기념하는 상징적 의상이 되었다. 2016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여성 최초로 대선후보가 되었을 때도, 2020년 11월 대선 승리로 해리스가 부통령 당선자가 되었을 때도 이들은 흰색 바지정장을 입었다. 한편 해리스는 지난달 대선후보 지명 당시 백색 대신 감청색 정장차림을 했다. 백색의 시대를 넘어서자는 선언이다.

앞으로 두달, 트럼프는 흰 셔츠에 빨간 넥타이, 파란 정장차림으로 불도저처럼 유세장을 누빌 것이다. 그에 비해 해리스는 상대적으로 차분한 이미지를 추구할 것 같다. 중간색 바지정장에 종종 운동화 차림으로 지적이면서 강인한,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연출해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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