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시론] 빅토리아 이씨의 억울한 죽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8-22 14:52:10

시론,여주영 뉴욕지사 고문,빅토리아 이씨의 죽음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근 뉴저지주에서 발생한 한인여성의 사망 사건은 미국사회에 공권력 남용과 인권보호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키기에 충분하다. 조울증을 앓고 있던 20대 한인여성 빅토리아 이씨가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이 사건은 소수인종인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건 당일 가족들은 그녀의 상태가 악화되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바디캠에 따르면 경찰은 상황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않은 채 문을 차고 들어가 곧바로 이씨를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이씨는손에 생수병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은 어머니가 잡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예상대로 이 사건은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되면서 한인사회 공분을 크게 사고 있다. 이 사건은 단지 한 개인의 비극적 죽음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의 문제로 심각하게 다가온다. 내 집안, 이웃집에서도 얼마든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피해여성이 백인이었다고 해도 이처럼 무작정 총을 쏘고 들었을까? 이는 분명 아시안에 대한 인종차별이고 인권유린 행위이다.

이번 사건은 소수인종이 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례중 하나일 뿐이다. 예를 들어 지난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사망하게 한 이 사건은 미국내 인종차별과 경찰의 과잉진압 문제를 다시금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플로이드의 죽음은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촉발시키며, 미 전역에 대규모 시위와 항의를 촉발시켰다. 이러한 사건들은 미국사회에서 공권력의 남용과 인권보호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특히 인종적으로 힘이 약한 아시안의 경우 더욱 그렇다.

공권력은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는 너무나 빈번하다. 특히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공권력 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허다하다.

미 헌법에는 기본적으로 모든 시민이 평등하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인종이나 피부색, 성별, 경제적 배경 등에 따라 인권보호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인권보호를 위해서는 공권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경찰의 과잉진압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소수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교육과 개선노력도 시급하다.

한인사회는 이번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우선 피해가족의 법적대응을 통해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한 책임을 묻고, 피해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노력을 돕는 일이다.

그리고 연대와 지지를 통해 더 이상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인을 건드리면 전체가 벌떼같이 일어나는 무서운 집단이라는 사실을 경찰과 모든 관계기관에 심어줄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범 한인사회차원에서 한인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적극 나서야 한다.

뉴욕한인회는 경찰로부터 한인이 인권침해를 당해 목숨을 잃었는데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또 한인정치인들은 다 무얼 하고 있는가? 표만 얻기 위해 한인들을 찾고 후원금 받기에만 혈안이 되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지금 이씨의 가족은 하루아침에 일어난 참변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들은 경찰의 과잉대응에 큰 분노와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졸지에 한 가정의 삶이 송두리째 짓밟히고 무너졌다.

이는 우리 모든 가정이 얼마든지 당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한인사회는 적극 나서야 한다. 단합된 힘으로 목소리를 높여 경찰의 죄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 이는 빼앗긴 한인의 권리를 되찾기 위함이고,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한 마땅한 노력이다. 조용하면 이런 사건은 언제고 또 일어날 수 있다.

<여주영 뉴욕지사 고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차원 높은 감사(The High Level Of Gratitude, 합Hab. 3:16-19)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합 3:18). 여호와, 하나님을 감사의 대상으로 삼는

[뉴스칼럼] 슬기로운 연말모임 - 말조심

“아버지가 언제 그렇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고 60대의 백인남성은 기가 막혀했다. LA에서 대학교수로 일하는 그는 부친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최근 동부에 다녀왔다. 90대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파리드 자카리아 칼럼] 민주당의 세 가지 실수

언뜻 보기에 2024년 한해 동안 나라 안팎에서 치러진 선거는 팬데믹 이후의 혼란과 인플레이션에 휘말린 정치 지도자들을 한꺼번에 쓸어간 거대한 물결로 설명할 수 있을 듯 싶다. 지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이 아침의 시] 날의 이야기

‘남의 이야기’ 고영민  주말 저녁 무렵아내가 내민 음식물 쓰레기통을 비우러밖에 나왔는데아파트 옆 동 쪽으로 걸어가는할머니의 뒷모습에 깜짝 놀랐다영락없는 내 어머니였다돌아가신 지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안상호의 사람과 사람 사이] 옐프 전국 1위 식당

첫날은 허탕을 쳤다. 미리 주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하는 사람은 둘인데 주문 26건이 밀려 있었다. 지금 주문하면 한 시간 반쯤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25센트 동전 하나에

[전문가 기고] 한국의 전문간호사와 미국의 NP

최근 한국의 의료사태와 관련해 간호법이 국회에서 통과 공표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의사협회가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다며 적극 반대했는데도 여야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간

[삶과 생각] 책임감
[삶과 생각] 책임감

책임감, 이거 없는 사람들 꽤나 있다.오늘 신문을 보니 후배의 부인상(喪配) 부고가 나왔다. 적어도 금혼(金婚)은 지났으리라.처음엔 사랑이요, 중반에 친구로, 후반엔 동반자로서 사

[삶과 생각]  애틀랜타 k – 글로벌 엑스포
[삶과 생각] 애틀랜타 k – 글로벌 엑스포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지난해 미주 상공인 총연합회장(이경철) 취임식을 애틀랜타에서 거행한 뒤 첫 사업으로 해외 최초로 한상대회를 LA오렌지 카운티에서 개최해

[시와 수필]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볼 수 있고 들꽃 한 송이에서 하늘 나라를 보고우리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영겁을그리고 한순간 속에서 영원을 본다   ( 시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

최선호 보험전문인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영화 ‘터미네이터’의 배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에 그를 미국 대통령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