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이 아침의 시] ‘무심(無心)에 대하여’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7-16 13:43:23

이 아침의 시,정호승,무심(無心)에 대하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무심(無心)에 대하여’ -정호승

 

어디서 왔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왔고

내가 누구인지 모르면서도 나는 있고

어느 때인지 모르면서도 나는 죽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서도 나는 간다

사랑할 줄 모르면서도 사랑하기 위하여

강물을 따라갈 줄 모르면서도 강물을 따라간다

 

산을 바라볼 줄 모르면서도 산을 바라본다

모든 것을 버리면 모든 것을 얻는다지만

모든 것을 버리지도 얻지도 못한다

산사의 나뭇가지에 앉은 새 한 마리

내가 불쌍한지 나를 바라본다

무심히 하루가 일생처럼 흐른다

 

∗산사의 새가 설마 시인을 불쌍히 여기겠는가? 풍경소리 몇 번 들었다고 제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어디로 날아갈지 알겠는가? 우리 모두 어디서 왔는지 몰라서 신화에 귀 기울이고, 내가 누구인지 몰라서 네 멱살을 흔들지 않았는가? 사랑할 줄 몰라서 가슴은 언제나 두근거리고, 어느 때 죽는지 몰라서 죽기 전까지 꿈꾸지 않는가? 모든 걸 버려서 모든 걸 얻는 거야 가장 나중에 누구나 할 수 있지 않은가? 새가 천하를 두고도 좁쌀 하나 취하는 걸 누가 옹졸하다 하겠는가? 어제를 모르고 내일을 몰라서 무심한 오늘이 선물이지 않은가?  <시인 반칠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벌레박사 칼럼] 엄청 큰 주머니 쥐(possum)가 나타났어요

벌레박사 썬박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변에 가끔씩 보이는 동물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파섬이라고 불리는 큰 주머니 쥐 종류의 동물이다. 파섬은 일반적으로 덩치도 크고, 공격적인 성향이

[법률칼럼] 추방재판후 입국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법 INA §212(a)(6)(B)에 따르면, 추방재판 출두 통보서를 받은 외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민법정에 출두하지 않고 출국했을 경우, 해당 외

[행복한 아침] 송구영신 길목에서

김정자(시인·수필가)          송구영신 길목이다. 한 해를 바르게 살아왔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답변이나 해명을 제시해야 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어디에도

[만파식적] 아베 아키에
[만파식적] 아베 아키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접촉점을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그가 일본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오늘과 내일] 스트레스를 이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

정신과의사 엘리자벳 퀴블러-로스 박사의 책 <인생수업>에는 열여덟 살 아들을 둔 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매일 저녁 집에 돌아오면 아들이 여자 친구에게서 받은 보

[뉴스칼럼] 연말의 숙제, 선물 샤핑

연중 최대 샤핑시즌이다. 온라인 샤핑이 대세라고는 해도 이것저것 살피고 만져보고 비교해보며 샤핑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실물 샤핑 센터. 샤핑몰 주차장마다 밀려드는 차들

[뉴스칼럼] 계엄… 알고리즘과 닭 싸움

유튜브가 영 재미없다는 사람이 있다. 유튜브를 켜면 농기구만 뜬다고 한다. 그는 농사와 정원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유튜브에서 농기구를 검색하곤 했다. 영특한 유 선생이 이걸

탄핵 정국 속 전세계가 주목한 ‘K-민주주의’
탄핵 정국 속 전세계가 주목한 ‘K-민주주의’

대한민국은 비서방 국가로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를 함께 이룬 몇 안되는 나라 중 하나다.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정국, 한국전쟁, 독재 정권을 거치는 동안 좀처럼 경제적 빈곤과 정치적

[삶과 생각]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길을 잘못 든 모양이다. 불빛이 보이지 않아 사방이 어둡다. 산길을 벗어나 옥수수밭 사이로 난 길을 30여 분 달렸다. 도무지 우리가 예약한 호텔이 있을 것 같지 않은 들판이 이어

[신앙칼럼] 출입문의 모략(Conspiracy Of Entrance, 신명기Deuteronomy 18:15)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 가운데 네 형제 중에서 너를 위하여 나와 같은 선지자 하나를 일으키시리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을지니라.” 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