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엘리트 학원
첫광고

[수필] 시인 다산 정약용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17 09:09:27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무들은 너른 땅에 부쳐 사는데물속에 뿌리 내려 홀로 깨끗하구나

진흙에 더렵혀 지지 않고

깨끗한 얼굴로 속세를 벗어 났구나.

힘들어도 이름 알려 탁한 세상 일깨워야지

깊은 산골 향내 숨기고 있을 순 없어   

한겨울 추위에 화분이 얼면

병에 담아 따순 집 안 깊이 두네.

궁벽한 시골에 처음 와 색이 붉어지더니

촌부들이 못 알아보곤 

무가 잎이 곧고 예쁘다 하네.

수선화는 능파선이 변한 꽃

비단 버선  사뿐이 고요하고 맑은 모습

… 

흰꽃은 12월 매화보다 아름답고

푸른잎은 서리 맞은  대와 같아라

온 몸이 뼛속까지 깨끗하고 고고하여

평생 잘 보이려 아양 떨지 않네

고결한 그모습 무엇과 바꿀까

나 어찌 수선화를 닮을 수 있겠니

가슴에 슬픈 원한 서리게  했나.     ( 시, 정약용, 수선화 )

 

1801년 2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멀리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향길에 올랐다. 정조가 세상을 뜨자 '신유박해'가 일어나 천주교에 귀의했다는 이유로 형 정약전은 완도 심지도로 다산은 강진 유배지로 귀향살이를 떠났다. 유배지 강진의 작은 집에 거주할 때 동네 사람들은 밤이면 문을 부수고 갖은 행패를 부렸다. 다산은 그들을 달래어 '나도 똑같은 사람이다'며  밤이면  그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밭을 일구고, 생계를 유지하는 법을 가르쳤다.

내가 태어난  도암은 다산이 귀향온 귤동마을 이웃마을이다. 내 어린 시절  누가 살았던 곳인지도 모르고 다산 초당앞 '정석' 이란 바윗돌에서 소꼽장난을 하며 놀았다. 몇 세기가 흘러간 지금 새삼 옛 노인이 살다간 그 문화와 정신, 고전으로 다시 돌아가본다. '고전이란 무엇인가?' 세상이 바뀌어 기계가 사람으로 둔갑한 이 시대 살고 있는 우리가  '온고 지신'  옛스승을 찾아 고전으로 돌아가본다. 뿌리깊은 나무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고전은 문학 뿐 아니라 역사와 철학 속에서 삶의 참의미를 찾아 길 떠나는 맑은 혼으로 살아남기이다.

하늘과 땅이 합쳐서 우주가 열리는 그 맑고 깨끗한  맑은 혼으로 다시 태어나는 진정한 사람으로 살고 싶은 철학, 예술보다 맑은 혼으로 살고 싶은 깨달음, 때묻지 않는 옛 사람들의 사상…  고전의 세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아졌다. 전화기 하나면 만물 박사가 되는 세상에 고전이란 따분한 세상은 흥미없는 따분한 고지식한 이론에 불과하다며, 고전을 탈피하려한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나무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옛스승들이 남긴 뿌리 깊은 사상 속에서 새로운 세상속에 당당히 설 수 있는 참지혜를 옛스승들의 고전에서 찾는다.

500여 권의 다양한 책을 서술하신 다산은 유네스코에 기록된 세기의 인물로 지금도 다산에 대한 연구는 끝나지 않았다. 다산이 그의 마음에 시를 쓸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 예술 세계가 열려 하늘과 땅이 한데 어울려  만물을 이롭게한다는 천, 지, 인의 큰 뜻을 품고 사셨다. 

다산이  감옥같은 유배지에서 학술서에만 치중하신 것이 아니라  뛰어난 시인으로 시를 쓰고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귀히 여기셨다. 다산은 우리 말로 쉽고도 소박한 언문시를 쓰셨다. 유배지에서 쓴 시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고향 집에 두고 온 아내의 그리움, 오랜 세월 아버지 없이 자란 아이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다산의 마음에는 항상 만백성에게 혜택을 주어야겠다는 뜻을 두고 독서와 글을 쓰셨다.  

어려운 백성을 어떻게 도울수 있을까… 그의  실용의 학문은 백성을 사랑하는 깊은 다산의 마음이 깊이 새겨져 있다. 다산의 유배지에는  강진 도암에는추사 김정희, 해남 윤선도, 대흥사에 초의선사… 조선말 뛰어난 귀인들이 귀향살이로 위배되어 함께 살았고, 밤이면 함께 모여 뜻을 함께하여 조국을 염려하며 시와 예술의 극치를 이루었다. '다산 초당' 현판도 추사 김정희가 손수 써서 지금도 옛 스승들의  손길이 그대로이다. 당파 싸움에 밀려난 그 어른들이 조국을 위해 헌신하셨다면 지금의 우리 조국은 두동강이 난 한반도가 아니라 고려 때 만주 벌판까지 대한민국 땅이었을 거란 생각을 하면 아쉽고 가슴 시리다. 지금도 말도 안된 시국이니, 정책이니 끝없는 시비의 한반도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가슴에는 당파 싸움이 '애국 애족'으로 잘못 알고  있지는 않는지 의심이다.

다산은 그의 500여 권의 저서와 독서는 자신의 출세에 뜻을 두지 않고 경세란 백성이 잘 살 수있도록  ''좋은 사람'', ''좋은 정치''를 하는 것에 뜻을 두었다. 땅끝 마을 강진에 ' 다산 정약용' 선생님  그의 혼이 지금도  묻어 있고, 스승의 혼이 서린 다산 초당 '천일각'에 올라 옛 스승이 남긴 그 큰 뜻, 그 혼을 다시 그리워한다

 

60년 풍상의 바퀴 눈 깜짝할 사이 굴러 왔지만 

복사 꽃  화사한 봄빛  신혼 때와 같네

생이별과 사별은 늙음을 재촉하나

오늘 밤 뜻 맞는 대화가 새삼 즐겁고

옛적 치마에는 먹물 흔적 남아 있네.

나눠졌다 다시 합해진 내 모습 같은 

술잔 두 개 남겨 두었다 자손에게 물려 주려네 (시 , 다산의 화피첩에서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벌레박사 칼럼] 집 매매시 터마이트 레터 준비하기

벌레박사 썬박이곳 조지아는 집 매매시 터마이트 클로징 레터(Termite clearance letter) 가 반드시 필요한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집 매매시 대부분의 바이어가 요구

[법률칼럼] 시민권자 초청 영주권

케빈 김 법무사  시민권자 배우자를 통한 영주권 신청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정보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권자 배우자 초청을 통한

[행복한 아침] 아 가을인가

김정자(시인·수필가) ‘아 가을인가’ 이 가곡은 가을이 돌아오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후반부 소절엔 멜로디도 가사도 기억이 흐려지려 했는데 이번 주 합창단에서 악보를 받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