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조윤성의 하프타임] 그땐 이럴 줄 몰랐나?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6-04 14:01:17

조윤성의 하프타임, LA미주본사 논설위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22대 총선에서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받았음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전혀 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2년 동안 그가 고집해 온 잘못된 국정기조를 바꾸고 민의에 좀 더 귀를 기울이라는 것이 총선을 통해 국민들이 낸 목소리였지만 대통령은 별로 개의치 않는 ‘오불관언’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1년9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갖는 등 겉으로는 소통과 경청을 입에 올리고 있지만 그의 행위와 발언을 통해 나오는 메시지들을 살펴보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고집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한 수사 압박이 거세지자 검찰의 일선 수사책임자들을 기존의 ‘친윤’검사들에서 ‘찐윤’(진짜 친윤)들로 대거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수사 방향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검찰총장은 철저히 배제됐다. 4년 전 자신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검찰인사에서 패싱을 당하자 “이러면 누가 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사를 하겠느냐”며 반발했던 그였다. 그러더니 이제는 거리낌 없이 자신도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총선 후 여당 당선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여당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가진 권한인 거부권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거부권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국회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 장치다.

 그런데 삼권분립의 원칙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행정부의 거부권을 대야 협상카드로 사용하라고 여당 의원들에게 노골적으로 주문한 것이다. 명색이 법 공부를 했다는 대통령의 헌법인식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총선 후 대통령이 보이고 있는 태도에 보수언론들도 큰 위기의식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일제히 강한 논조로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다음부터는 이런 대통령을 뽑지 말아야 한다”는, 거친 분노가 가득한 칼럼을 내보낸 언론도 있다. 이 칼럼은 총선에서 건진 게 하나 있다면 “아, 다음에는 이런 대통령을 뽑아선 안 되겠구나”라는 각성을 유권자들이 진지하게 했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대놓고 직격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엄호했던 데 대한 후회인 셈인데 뒤늦은 반성이 무반성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대권도전 선언 후 보인 일련의 모습은 그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대권후보임을 확인시켜주는 행보들이었다.

그의 생각은 전혀 정제되지 않았으며 이슈들에 대한 이해도와 인문적 소양은 낮았다. 태도 역시 불량했다. 그러면서 각종 설화가 잇달았다. 국가를 이끌어가기에는 역량과 소양이 부족하다는 게 너무나도 명백한 것을 물론 별로 깨끗해보이지도, 정의로워 보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보수언론들은 이런 사실을 철저히 외면했다.

나는 당시 칼럼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그의 당선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보수언론, 그리고 정치인 등 ‘작전세력’에 의해 키워진 거품 가득한 인물임을 지적하고 보수 대통령을 원하는 유권자라면 다른 후보들을 살펴볼 것을 조언한 바 있다. 어떤 인물에게 국가 권력이 위임 되느냐 하는 것은 단순한 정권교체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년 그러한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음이 확인됐다.(그의 지지율은 현재 20%대에 겨우 턱걸이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분야에서 너무 자주 아마추어리즘을 노정해 왔다.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인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수행원 논란이 일자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라며 얼버무리기도 했다. 수해 등 국가재난이 발생했을 때 그가 보여준 태도 역시 국가 컨트롤타워라기 보다는 ‘회사원’에 가까운 것 같다는 비판을 받았다.

축구선수로서뿐 아니라 족집게 예측으로도 명성을 얻은 이영표 해설위원은 월드컵에서 부진한 한국대표팀을 향해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라고 돌직구 일침을 날린 적이 있다. 이런 일침이 가장 엄중하게 적용돼야 할 자리는 바로 국가지도자이다. 대통령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그런데 지난 대선에서 이런 사실을 잊거나 외면한 언론과 유권자들이 너무 많았다.           

 <LA미주본사 논설위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벌레박사 칼럼] 집 매매시 터마이트 레터 준비하기

벌레박사 썬박이곳 조지아는 집 매매시 터마이트 클로징 레터(Termite clearance letter) 가 반드시 필요한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집 매매시 대부분의 바이어가 요구

[법률칼럼] 시민권자 초청 영주권

케빈 김 법무사  시민권자 배우자를 통한 영주권 신청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정보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권자 배우자 초청을 통한

[행복한 아침] 아 가을인가

김정자(시인·수필가) ‘아 가을인가’ 이 가곡은 가을이 돌아오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후반부 소절엔 멜로디도 가사도 기억이 흐려지려 했는데 이번 주 합창단에서 악보를 받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