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삶과 생각] 내 몸뚱이와 내 삶이 내 것인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5-20 17:57:40

삶과 생각,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내 몸뚱이와 내 삶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내 몸뚱이가 내 것인가? 내 것이라면? 내 말에 복종해야 한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기에, 몸뚱이더러 더 이상 아프지 말라고 했다. 아프지 말라고 했으면 몸뚱이는 내 말에 복종해서 더 이상 안 아파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계속 아프다. 계속 아픈 것을 보면 몸뚱이는 내 말에 복종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내 말에 복종하지 않는다면? 몸뚱이는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만약 내 몸뚱이가 내 것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몸뚱이는 나 이외 ‘무엇의’ 말에 복종하고 있다는 건가?

내가 태어날 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태어났다. 나도 모르게 어떻게 내가 태어날 수가 있단 말인가. 이것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나의 태어남에 나는 분명히 관여했어야 했다. 그런데 나는 관여하지 못했다. 나의 인권이 무시당한 것이다.

태어날 때는 그래, 내가 너무 어렸기에, 내 태어남에 내 의사가 반영되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삶을 다 살고 난 후 죽을 때는 내 의사대로 죽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자기 의지대로 죽지 못하는 게 또한 인간이다.

내가 죽어가면서도 내가 죽고 싶은 대로 죽지 못한다면? 이것은 내가 내 뜻대로 죽어가고 있는 것인가, 혹은 타력에 의해 내가 죽어지는 것인가?

늙어서 죽는가 하면 어린 나이에 죽기도 한다. 번개에 맞아 죽는가 하면 홍수에 떠내려가 죽는다. 어떤 사람은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난데없이 날아온 총알에 맞아 죽는다. 어떤 사람은 깡패들한테 심하게 두들겨 맞아 죽는다. 자동차 사고로 죽는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는다. 어떤 사람은 몇 개월 동안 의식을 잃고 있다가 죽는다. 어떤 사람은 암으로 고생고생 하다가 죽는다.

다들 자기 뜻대로 죽는 것은 아니다. 자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무언가에 의해서 죽어져가는 것이다. 죽음마저 내가 아니라 무언가, 나 아닌 것에 의해서 죽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나로 하여금 죽게 하는가?

축구 선수가 있다. 어떤 축구선수는 엄청 돈을 번다. 어떤 축구 선수는 돈을 못 번다. 왜 그럴까? 축구선수들은 열심히 실력을 쌓는다. 실력과 운(운명)이 축구선수를 운영한다. 실력과 운에 따라 선수는 좋은 축구구단에 들어가서 돈을 번다. 실력이 나쁜 선수는 운동 경기에도 참여하지 못한다. 실력과 운이 운동선수를 운행하는 것이다.

사람이란 살아가면서 업을 쌓는다. 신구의(身口意, 행실·말·마음)가 좋으면 좋은 업이 만들어진다. 신구의가 나쁘면 자연 나쁜 업이 만들어진다. 가령 도둑질하고 살인을 하면 나쁜 업이 만들어진다. 나쁜 업 때문에 이 사람은 도망을 다녀야 한다. 체포되면 영창에 가는 것이다. 업이 사람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몸뚱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나의 삶도 업의 말을 듣는다. 태어남도 업이 관장한다. 죽음도 나의 업이 관할한다.

다음 생에 총명하고 미남미녀로 건강하고 좋은 부모 밑에서 부잣집에서 태어나고 싶은가. 지금부터 좋은 마음씨에, 고운 말에, 그리고 좋은 행실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업이 다음 생의 나를 만들고 그리고 나의 운명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벌레박사 칼럼] 집 매매시 터마이트 레터 준비하기

벌레박사 썬박이곳 조지아는 집 매매시 터마이트 클로징 레터(Termite clearance letter) 가 반드시 필요한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집 매매시 대부분의 바이어가 요구

[법률칼럼] 시민권자 초청 영주권

케빈 김 법무사  시민권자 배우자를 통한 영주권 신청은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정보로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민권자 배우자 초청을 통한

[행복한 아침] 아 가을인가

김정자(시인·수필가) ‘아 가을인가’ 이 가곡은 가을이 돌아오면 저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다. 후반부 소절엔 멜로디도 가사도 기억이 흐려지려 했는데 이번 주 합창단에서 악보를 받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