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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청파 언덕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04-22 08:36:26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그 날 눈 쌓인 청파 언덕

복사꽃  휘날리는 교정에

열 아홉 소녀가

사랑에 열병 앓던  긴 기다림

추억의 청파 언덕

오늘 다시 그리워…

 

명당은 

명인을 낳는다

숙명의 터 위에  조국을 이끌어 갈

수 많은 명인들이 태어난  청파 언덕

해와 달도 지지 않는 천혜의 꽃 바다

청파 언덕

청산에 하늬 바람

한줌의 흙도 달랐다.

 

숙명여자 대학교

우린 대한 제국  황실이 낳은 명문가의 여인들

'' 겨레를 이끌어 갈 어진 여성 인재를 길러 달라''

순헌 황후의 꿈의 산실

숙명인은 황실의 후예요,

한 민족의 피가 젖줄 되어 흐른다

 

오늘 낯선  이민자의 땅

남 몰래 흘린 눈물

잠 못 이룬 서성이는 날도 많았다.

가슴에 품고 살아 온 숙명인의 지혜, 그 강인함

천년의 빛이 되어 다시 일으키시고…

 

이밤, 그리운 우리의 모교 숙명여대 총장님

숙명의 형과 아우가 뜨거운 그리움 안고

보고 싶어 달려 왔습니다

오늘 다시 한번  그날의 열아홉 소녀 되어

복사 꽃 만발한  그날의 청파 언덕을 

울 함께 걸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 시, 청파 언덕,  박경자  )

 

숙명여대는 고종황제(1852-1919)와 순헌 황귀비가 세운  최초의 민족 사학이다. 1906년 국가 존망이 위태로울때 조국의 마지막 존영을 지키기 위해 민족 사학 설립과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명신 여학교를 설립, 나중에 숙명으로 기틀을 마련한 근대 여성교육의 선구자이다. 처음에는 순헌 황귀비가 하사한 종로구 수송 80번지 다섯명의 학생으로 시작하였다. 1906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국가 존망이 위태로움을 깨닫고 순헌 황귀비는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숙명 창학의 기틀을 마련하셨다. 순헌 황귀비는  우리 조국의 마지막 영친왕의 어머니이시다.

금년이 숙명 창학 117년째 , 수도 워싱턴에서 미주 숙명총동문회를 개최하였다. 아틀란타에서 백년만에 처음 미주총회를 개최하려 최선을 다했지만 코비드로 무산되고 말았다. 워싱턴에서 150여명의 숙명인들이 모교의 장윤금 숙대총장을 모시고 오늘의 숙명의 발전을 다시 돌아보며 뜻깊은 만남 속에 마지막 민족  사학 숙명정신을 다시 돌아보았다. 그 옛날의 청파 언덕에는 수많은 변화속에 여성 대학 최초의 ROTC 창립 등 눈부신 모교 발전을 영상으로 돌아보았다. 모교 순헌관에는 검정 치마, 흰 저고리의 선배님들의 3.1 운동의 모습을 지성이 넘치는 조국 사랑으로, 나라를 지키려는 그 위대함, 민족 사학의 우리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다. 세월속에 청파 언덕도 변하고, 마지막 황실의 아픔속에 수많은 시련과 어려움이  있었다. 마지막 우리 민족 사학  숙명이 나갈 길은 무엇인지… “겨레를 이끌어 갈 어진 여성 인재를 길러 달라” 순헌 황후의 꿈의 산실, 숙명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돌아본다. 우리 조국은  뛰어난  여성들이 정계, 법조계 어디든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국의 놀라운  발전 속에서도  가슴 한 쪽이 텅빈 듯한  아픔이 스쳐감을 느껴본다. 과연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질만능에  말초 신경이 지나치게 자극을 받은 탓일까, 겨레를 이끌어 갈 여성인재를 길러달라하신  그 큰  뜻은 과연 어디에  있는지… 오늘의 고국을 돌아볼 때마다  조국이 가야할  길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길을 잃고 헤매는 모습이 가슴 스친다. 복사꽃 휘날리는 청파 언덕을 거닐며  그날의 지혜의 꽃 바다가 오늘 다시 그립다. 몇 평의  아파트 평수에 부와 명예에 생사를 걸어야하나… 그 젊음의 위대한 꿈은 어디로 갔나… 잘 산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나홀로 잃어버린 먼 옛날의 꿈속에서 헤매고 있구나 가슴 시리다. 그날의 청파 언덕의  꿈의 산실은 그날의  지혜의 꽃 바다는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지… 현대 물질만능이 세상이 그 위대한 꿈을 삼켜 버리지는 않았는지…  그날의 꿈 많던 교정을 홀로 외로이 거닐어 본다. 반세기를 고국을 떠나 이 혼돈의 시대에  나홀로 순진무구한 꿈을  꾸고 있구나… 미국이라고 그 누가 그 옛날의 순수한 꿈을 낭만을 꿈꾸는 자가 있는가… 그러나 그 순수함, 낭만을 꿈꾸는 사람은 위대함은 아니더라도 매 순간 삶이 아름답고 경이롭지 않는가… 그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진정 위대한 부는 순수함, 낭만을 꿈꾸며 사는 바보의 꿈이 더  값지고 위대한 유산 아닐까…

 

그날  

눈 쌓인 청파 언덕

복사 꽃 휘날리는 교정에

열 아홉 소녀가 

사랑에 열병 앓던 긴 기다림

 

눈처럼 희고도 명랑하여

티없고 맑고 순수한  여인되라

 

그 추억의 청파언덕

오늘 다시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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