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엘리트 학원

[에세이] 재즈의 도시

지역뉴스 | | 2024-08-19 17:12:03

에세이,박인애,수필가,재즈의 도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미국 크래딧 교정

오랜 세월, 가고 싶어 부러워했던 뉴올리언스에 다녀왔다. 달라스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곳이어서 직접 운전해 가기도 하는데,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갔다. 그곳은 매년 마디그라 축제와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인들로부터 그곳의 다양한 문화 행사와 먹거리에 관해 들은 바가 있어서 가고 싶은 도시 목록에 들어있었다.  

축제 기간이 아니어서인지 개학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깨를 부딪치며 다닐 정도로 관광객이 많진 않았다. 그곳 날씨는 미시시피강을 끼고 있어서 고온 다습했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곳은 뉴올리언스를 대표하는 작가 테네시 윌리엄스, 트루먼 카포티, 윌리엄 포크너의 생가였다. 단체에서 문학 기행을 가면 작가의 생가에서 사진 한 장 찍는 것도 전쟁인데, 붐비지 않으니 편하게 사진을 찍고 외관이라도 여유롭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오 헨리나 에드가 앨런 포 생가처럼 박물관으로 만들면 좋았을 텐데, 건물주가 돈이 더 궁했는지 세를 주어서 문화유산으로 보존되지는 않았다. 그들이 살았던 집에는 다른 사람이 입주해 살고 있어서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건물 외벽에 붙은 동판 속 설명이 전부여서 아쉬웠지만, 그들이 작품을 썼던 공간과 다녔던 거리를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좋은 여행지를 추천해도 딸과 둘이 가라며 손사래 치던 남편이 웬일로 뉴올리언스 여행을 결심했는지 모르겠다. 호캉스 좋아하는 사람이 루이스 암스트롱 공원,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 오두본 아쿠아리움, 잭슨 스퀘어, 프렌치 쿼터, 프렌치 마켓, 미국 최초의 성당인 세인트루이스 대성당 등을 걸어 다니며 새로운 문화를 체험했다. 땀 흘리며 사서 했던 고생이 싫지만은 않았는지 마디그라 축제할 때 한 번 더 가보자고 했다. 버스와 전차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패스를 끊어서 타고 다녔는데, 버스에 바퀴벌레가 있었다. 처음엔 놀라 발을 바닥에 내려 놓지 못했는데, 나중엔 신경도 안 썼다. 그래서 다 적응하고 살기 마련인 모양이다.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 나오는 전차도 타 보고 유명한 스팀 보트도 타보았다. 

미국 남부에 자리한 뉴올리언스는 1815년 잭슨 장군이 이끄는 미국 군대가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영국을 이긴 후 미국 땅이 되었다. 그 이전에는 스페인과 프랑스가 통치했었다. 지금도 그때 사용했던 지명이 붙은 명판이나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자기 나라로 돌아가지 못한 프랑스인들이 미국 남부에 많이 살았다. 그곳에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 노예들과 남미 에스파냐인 등 다인종이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이 생기고 여러 나라 음식이 합쳐진 퓨전 요리도 생겨 음식문화와 재즈가 발달하게 되었다. 

테네시 윌리엄스가 ‘보헤미아의 마지막 개척지’라고 칭송했던 뉴올리언스에서 먹어본 음식 중 기억에 남은 건 단연 카페 뒤 몽드(Cafe du Monde)에서 파는 베니에(Beignet)와 카페오레였다. 매일 먹고도 모자라 떠나는 날 공항에서도 사 먹었다. 전차 파업 때 가난한 노동자들의 한 끼를 해결해 준 포보이(po-boy) 샌드위치도 푸짐하고 맛있었다. 남편과 딸은 검보, 잠발라야, 굴, 악어 등 해산물이 들어간 요리를 잘 먹었는데, 향이 강해서 내 입맛엔 안 맞았다.

뉴올리언스는 ‘새로운 오를레앙’이라는 뜻이다. 수많은 허리케인과 전쟁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살아남은 도시가 안쓰럽고 기특했다. 이왕이면 관광자원을 잘 살리고, 도시도 깨끗하게 재정비하고, 노숙자 복지까지 해결하면 더없이 좋은 관광도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게 보이고 새 에너지가 생기고 상했던 마음이 새로워진다. 다음엔 어디를 갈까,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루이스 암스트롱 공원에서 그를 알현하고 오니 그의 재즈가 새롭게 다가온다. 음악은 자유고 여행은 치유다.

<박인애 수필가>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의 뜻이 나에게 임하는 것”
“하나님의 뜻이, 하늘의 뜻이 나에게 임하는 것”

2025 헤리티지 부흥집회 “Awake” 열어 애틀랜타 슈거힐 뷰포드 소재 헤리티지교회 임채남 담임목사가 4일 금요일부터 5일, 6일 3일에 걸쳐 라이트하우스 무브먼트 대표 홍민기

귀넷 스포츠바서 심야 총격···1명 사망
귀넷 스포츠바서 심야 총격···1명 사망

용의자 20대 남성 체포   귀넷 카운티 소재 스포츠바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해 1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20대 용의자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귀넷 경찰에 의하면 사건은 6일 새벽 2시

휴일 폭풍우로 조지아 곳곳 피해···2명 사망
휴일 폭풍우로 조지아 곳곳 피해···2명 사망

컬럼버스서 부자, 나무에 깔려 참변애틀랜타 남부선 토네이도 발생해 6일과 7일 오전 메트로 애틀랜타를 포함 조지아 전역을 강타한 폭풍우로 인해 인명피해와 함께 항공기 결항과 대규모

아이유,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 '다이아몬드 버튼' 획득
아이유,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 '다이아몬드 버튼' 획득

"재밌는 콘텐츠 많이 만드는 천만 유튜버가 되겠다" 가수 겸 배우 아이유 /아이유 인스타그램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유튜브 구독자 1천만명을 돌파했다.7일 가요계에 따르면 아이유는

“트럼프 선 넘었다” 애틀랜타서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
“트럼프 선 넘었다” 애틀랜타서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

2만명 참여 일방적 독주 행정부 비판‘Hands Off’피켓 들고 반트럼프 외쳐CDC 대량해고∙보건예산 삭감 비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주의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시위가 5일

반이민법안 대부분 폐기···MAGA 법안 모두 회생
반이민법안 대부분 폐기···MAGA 법안 모두 회생

▪2025 주의회 4일 폐회···주지사 서명을 기다리는 법안들  마지막날 갑작스런 조기산회반이민·스쿨존 카메라 법안등다수법안 표결 없이 자동폐기 조지아 주의회가 40일간의 일정을

시민권 신청시 거짓말 색출한다
시민권 신청시 거짓말 색출한다

시민권 허위 신청 단속연방 이민서비스국 강화적발된 시민권자 기소돼 <사진=Shutterstock>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경 이민 단속과 추방 정책이 강화되고

인공지능 적용 치료…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효과
인공지능 적용 치료… 파킨슨병 증상 완화에 효과

AI 적용한 ‘적응형 뇌심부자극’ 치료 실험환자마다 뇌 활동 실시간 분석… FDA 승인“심각한 증상 완화… 삶의 질도 크게 향상” 40세의 키스 크레비엘은 뛰어난 정치학자로, 명예

잘못 추방된 이민자… 법원 “데려와라”
잘못 추방된 이민자… 법원 “데려와라”

악명 높은 엘살바도르로트럼럼 정부, 실수는 인정“ 송환은 불가”항소 방침 지난 4일 메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잘못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변호사가 법원 결정에 대해 회견

홍역 걸린 어린이 3번째 사망… 집단발병 확산

전국 600여건 중 567건백신 미접종 환자가 97%케네디 보건장관 책임론 전국적으로 홍역 감염 확산 사태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 6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들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

[2025 애틀랜타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 한국에서 타주에서 오면 가볼만한곳]추울 때 따뜻하게, 더울 때 시원하게! 미국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진출한 우리나라 브랜드 #올가리노
[플로리다 홈리뷰] 커뮤니티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단지 밖으로 안 나가고도 일년 내내 살 수 있을 듯한 기가 막힌 새 단지!! (feat. 당근, 닭, 유기농, 브라운씨)
[애틀랜타 뉴스] 2025년 4월 5일(토) #윤석열탄핵#윤석열탄핵확정#헌재탄핵선고#미국무부반응#해외언론반응#이제는화합#아틀란타한인단체동정#조지아소식
[애틀랜타 홈리뷰] 85번 도로에서 제일 가까운 55+ 새 단지! 누가 지었는데 이렇게 구조가 독특하고 예뻐!?
[애틀랜타 홈리뷰] 6000평 대지+호수+명문학군… 조용히 거래되는 진짜 부자들의 집
[애틀랜타 부동산] 조지아 땅! 축구장 45개 크기, 84에이커의 농업용 부지에서 꿈을 펼쳐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