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김 법무사
그림자 속의 새로운 적
“법은 한 번의 싸움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 없다. 때로는 승리가 또 다른 전쟁의 시작이다.”
로펌에서 일하며 깨달은 진리다.
제니와 은우의 유산 분쟁은 3화에서 법원의 판결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동건의 창고 서류가 최종 유언으로 인정되면서, Buckhead 주택은 제니에게, 다운타운 건물은 은우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자산도 반씩 나뉘었고, 제니는 은우의 유산 위조 혐의에 대한 형사 고소를 취하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의문의 편지
판결 후 일주일, 제니가 사무실로 뛰어왔다. 그녀의 손에는 낯선 봉투가 들려 있었다.
“이게 집 앞에 놓여 있었어요.”
제니는 숨을 고르며 편지를 내밀었다. 봉투 안에는 손으로 쓴 메시지가 있었다.
“제니, 동건의 유산은 네 것이 아니다. 진짜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조심해라.”
서명도, 발신인도 없었다.
“누가 이런 걸 보냈을까요? 은우일까요?”
제니의 목소리는 흔들렸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은우라면 이렇게 애매한 방식으로 위협하지 않을 거예요. 이건 제3자가 개입했다는 의미입니다. 우선 편지에서 지문이나 단서를 찾아봐야겠어요.”
나는 편지를 전문 분석가에게 맡겼다. 놀랍게도 편지에는 아무런 지문도 없었다. 누군가 장갑을 끼고 작성했거나, 흔적을 철저히 지운 것이다.
숨겨진 상속인?
조지아 주 법에 따르면, 유언장이 있어도 새로운 상속인이 나타나면 유산 분쟁은 끝나지 않을 수 있다(O.C.G.A. § 53-2-1).
“만약 동건 씨에게 알려지지 않은 자식이 있다면, 그들도 법적으로 유산을 청구할 권리가 있어요.”
제니와 은우 외에 다른 가족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하지만 혹시 모른다. 나는 Fulton County 기록을 뒤지며 동건의 과거 부동산 거래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20년 전, 동건이 아틀란타 외곽에 소규모 창고를 매입했는데, 그 소유권이 최근 ‘D.K. 리미티드(D.K. Limited)’라는 법인으로 넘어갔다.
등기부에 개인 이름은 없었고, 법인명만 적혀 있었다.
“이게 뭐죠?” 제니가 물었다.
“아버지가 숨겨둔 자산일 수도 있고, 누군가 그걸 노리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창고에서 발견된 진실
제니와 나는 창고의 주소를 추적해 직접 찾아갔다.
이곳은 3화에서 열었던 창고와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창고 문은 단단히 잠겨 있었지만, 제니가 1화에서 받았던 열쇠를 꺼내 삽입해보았다.
“설마…?”
딸깍—
놀랍게도, 열쇠가 정확히 맞았다.
“아버지가 왜 같은 열쇠를 여러 곳에서 사용한 걸까요?” 제니가 혼란스러워했다.
“이 열쇠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뜻이겠죠.”
창고 안에는 낡은 파일 캐비닛과 몇 개의 금고가 있었다. 서류를 뒤지던 중, 우리는 동건이 1990년대에 작성한 계약서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놀라운 사실이 적혀 있었다.
D.K. 리미티드는 동건이 한 여성과 함께 공동 설립한 회사였다.
여성의 이름은 “데이나 킴(Dana Kim)”.
계약서에는 동건이 그녀에게 **“미래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남겼다.
“데이나 킴이 누구죠?” 제니가 물었다.
“아버지의 옛 동업자일 수도 있고… 더 깊은 관계였을 수도 있어요.”
법적 위협의 시작
며칠 후, 제니에게 **소장(소송 서류)**이 날아왔다.
D.K. 리미티드를 대표하는 변호사가 제니의 Buckhead 주택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그들은 데이나 킴이 동건의 숨겨진 딸, 즉 제니와 은우의 이복자매라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데이나의 출생 기록과 동건의 편지 사본이 첨부되어 있었다.
“데이나, 언젠가 내가 보상할게.”
동건이 직접 남긴 것으로 보이는 글이었다.
“이게 사실일 리 없어요!”
제니가 소리쳤다.
“아버지가 이런 비밀을 평생 숨겼을 리 없잖아요!”
하지만 조지아 주 법에서는 사생아도 상속권을 가질 수 있다(O.C.G.A. § 53-2-3). 단, 친자 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
“DNA 검사를 요구해야겠어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게 사실인지 확실히 알아봐야 합니다.”
5화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소송 준비 중, 은우가 예상치 않게 제니를 찾아왔다.
“나도 소장을 받았어.”
은우의 표정은 복잡했다.
“이 여자가 누구든 상관없어. 우리 재산을 빼앗길 순 없잖아. 어떻게든 막아야 해.”
처음으로 제니와 은우가 공동의 적을 향해 협력할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그날 밤, 제니의 집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쨍그랑!
누군가 제니의 창문을 깨고, 집 앞에 또 다른 편지를 놓고 갔다.
“진실을 파헤치지 마라. 아니면 후회할 거다.”
편지 옆에는 낯선 열쇠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 열쇠는 어디로 이어질까?
데이나 킴은 정말 동건의 딸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조작된 음모일까?
다음 화에서 그 그림자가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