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의 땅

하늘이 가까이 보이는 곳에 용이 쉬었다 간 늪

용은 무슨 생각을 하고 갔을까?

 

 

날씬한 사초 사이로 햇빛이 속속 잘 드는 작은 늪

비로 용담과 기생초가 고개를 내밀면

나래회 나무의 열매 맺는 빨간 소리 짧게 들으며

풀꽃 속을 돌다가 돌연변이 된

시의 씨앗을 찾았다

 

 

풀 길과 풀꽃들을 찾아 다닌

소녀는 커서 시인이 되었고

프로스트의 ‘가지 않는 길’을 읽으며

풀꽃시인상을 받았다

 

 

9월의 하늬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알려주고

황금빛 사초 사이로

잎도 줄기도 꽃도 하나인 일편단심 물매화가

 

 

가을을 열고

가을을 닫는다

 

 

*용늪--람사르 협약 국내 1호 습지. 해발 1,280m 대암산(강원도 인제 서화리)에 있는 국내 유일 고층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