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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참된 인간이 되는 길을 포기한 한국인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버린 꽃잎마져 시들어 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해는 다 가고말아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니다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1903년 전남 강진 태어남. 독립 운동가, 한국 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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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하루의 출가 *****2/13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부끄럽게 느껴 질 때가 있다.내가 갖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 앞에 섰을 때가 아니다 나보다 훨 씬 적게 가졌어도그 단순함과 간소함속에삶의 기쁨과 순수성을 잃지 않는사람앞에 섰을 때 그때 내 자신이 몹시 초라하고 가난하게 되돌아보인다.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있는 사람앞에 섰을 때나는 기가 죽지 않는다.내가 기가 죽을 때는,내 자신이 가난함을 느낄때는,나보다 훨씬 적게 갖고 있으면서도그 단순함과 간소함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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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청산도(靑山道)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숱한 나무들,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금빛 기름진 햇살 내려오고둥둥 산을 넘어…흰 구름 건넌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오고 바람도 안 불고넘엇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산아 푸른 산아네가슴 향기로운 풀밭에 엎드리면 나는 가슴이 울어라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내사 줄줄 가슴이 울어라 아득히 가 버린 것 잊어버린 고향 하늘과아른 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고향 하늘에어쩌면  만나도  질 볼이 고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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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청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갓 핀 청 매성근 가지일렁이는 향기에도자칫 혈압이오른다.어디서찾아 든볼이 하이얀멧새그 목청진정 서럽도록고아라봄 오자 산자락흔들리는 아지랑이아지랭이 속에청매에멧새 오가듯 살고 싶어라.  ( 청매 , 시인 신석정 ) 메마른 가지에  눈꽃이 피고 어떻게 살아 남았는가…내 마당에  핀 매화가 영혼을 흔든다.유난히도 추운 이 겨울 마음 둘곳이 없더니 눈보라 속에서도 맑은 영혼으로 피워낸 매화야!  내 어머니 정을 지닌 변치 않는 그 맑은 영혼으로 피워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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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국민들의 이 아픈 마음을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지구 별 어느 낯선 고장에서는 아름다운 대통령이라는 직업을 갖은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가끔 꽃 리본을 달고 딸 아이의 손을 잡고 백화점 거리를 칫솔 사러 나오신단다.기름때 묻은 책들이 꽂혀 있었다 헤밍웨이,  노자, 장자, 휴가철 뒷 주머니에  꽂혀 있었다.삼등 대합실에 줄지어 선 그를 본  서울 역장 - 기쁘겠소이다, 인사를 나눈다.넘실대는 남해에서  북강까지  동해에서 서해로  살랑대는 꽃밭에서 하늘로 치솟는 무지개빛 분수-- 이름은 다 몰라도 그 봄꽃들의  향연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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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흙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봄에는 흙도 달더라 얼마나 뜨거운 가슴이기에 그토록 고운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가  영혼 깊숙이   겨울을  울어-- 울어--아픈 가슴에 사랑의 불 지피더니죽었던 겨울나무 가지마다생명의 함성 일으켜잠자는 내 영혼 흔들어 깨우네 한줌의 흙수 많은 생명의 넋이 숨어 살고너와 나의 또  하나의 목숨이더니죽어도 다시 사는 영혼의 화신목숨 또한 사랑이더라 흙내 내어머니의 젖무덤사랑의 젖줄 물고이봄 다시 태어나리 꽃으로 --바람으로-- 사랑으로 --  (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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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좋은 그 한 사람'이 그리운 세상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나는 '좋은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고좋은 사람으로 남는다는 게얼마나  힘들고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당신은 참 좋은 사람이오'내가 생을 다하고 죽었을 때내생애 들을 수 있는 그 한마디는 '당신은 훌륭한 사람이오' 보다지상에서 내 삶이 헛되지 않았구나…세월이 흐른  뒤 '그 좋은 사람'이 그리운 세상오늘처럼 세상이  망해 버린 것도'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 때문이리라.남탓 해 무엇하랴 내마음속에도  이름 석자 남기려  세상을 얼마나  뒤뚱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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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살다 ( Live ),사랑 ( love )은 하나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는 두가지 면에서 바보다.사랑하기 때문에--사랑한다고 말을 했기 때문에--나는 어쩔수 없는 바보사랑할수 밖에 없는 바보  나는 그바보가 되고 싶다.그리고 내가 사는 동안사랑한다고 말을 많이 하는나는 그 바보가 되고 싶다죽기 전에 그 바보로 죽지 않기위해나는  지금 사랑의 바보가 되고 싶다.지금 껏 살아서 못다한  그말한마디 --사랑해요, 부모님 --사랑해요, 나의 자녀들 --사랑해요, 나의 친구들 --사랑해요, 나와 함께 산 지구 별 사람들 --내생에 마지막  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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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나는 바보야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안다고 나대고대접받길 바라고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김수환 추기경) 맑고 거룩한 영혼을 가진 바보의 가르침을 세상이 오늘처럼 시끄럽고 정신적인 가치관길을 잃은 날 ㅡ 옳고 그름을 밝히시는 혜안을 지니신 김수환 추기경이 지금 살아계신다면  ㅡ그 어른의 깊은 지혜가 그립습니다. 종교와 이념의 벽을 훨씬 뛰어 넘은 인간적인 ㅡ지극히 인간적인 맑고 깨끗한 마음을 지니신 큰 어른이 오늘처럼 길을 잃은 한국의 정치적 부끄러운 현실을 어떻게 보셨을까맑고 거룩한 영혼을 지니신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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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걸어가야겠다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윤동주 /서시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까만 밤  밝은 새해 같지가  않아 칠흑같은 밤 솔들 사이 바위돌들을 매만지며 솔 사이 거닐었습니다.솔잎 사이로 별들을 바라보며 솔을 껴안 보고 거칠은 몸통 사이에 흐르는 그 맑은 영혼의 모음을 들어 보았습니다. 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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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맑은 영혼의 사람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침묵을 배워라   고요한 마음으로듣고 받아 들이라. (피타고라스,  580년  BC. 수학자, 철학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의 괴로움은 홀로 방에 앉아 고요함을 받아들이지 못함이다 ( 파스칼 . 과학자 . 명상가 1623 -1662) 저믄 한해의 문턱에서  시인들의 주옥같은 시를 함께 읽으면서  이 풍진 세상을  뛰어 넘어  옛 시인들은 어떻게 살았나…옛길을 시인의 마음으로 함께 걸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언감 생심 ' 마음 뿐 부족함이 많아  홀로 솔밭을 서성이며  시인들의 그 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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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눈은 내리지 않았다강가에는  또다시 죽은 아기가 버려졌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밤하늘엔  별들은 떠 있었고 사람들은  아무도 서로의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육교 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여자가 앉아 있었고 두손을 내민  소년이  지하도에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소년원에 간 소년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미혼모 보호소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집 나온  처녀들은  골목마다 담배를 피우며 산부인과 김 과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돈을 헤아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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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사랑이 내게 온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당신의 사랑이  쓰러지는 나를 일으킵니다.내게 용기, 위로, 소망을 주는 당신.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당신.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나는 정말  당신과 함께 할 자격이 없는데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나를 사랑하는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그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   ( 장영희의 영미 산책 -- ''생일'' 중에서 ) 우리 삶에서 이런 사랑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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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추사 감정희 '세한도'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남산의 신선은 무얼 먹고 사는지 밤마다 산중에서 백석차를 끓이네세상 사람들은 백석이라 부르니한평생 살아도  돈이 필요 없다네(추사  김정희  1786-1856) 추사 김정희는 다선 삼매의 경지에 도달한 당대에 해동 제일의 문장가요 대실학자였다. 추사체를 만들어 낸 최고의 명필, 어떤 말로도 추사는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다산 정약용, 초의선사와 더불어 내고향 강진에 유배되어 자신 만의 독특한 서체를 이루어 낸 우리 민족의 역사에 조선 후기의 문신이요, 서화가요, 금석학자였다. 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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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나는 소망합니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나는 소망합니다.내가 모든 이에게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를--나는 소망합니다.한 사람의 죽음을 볼 때 내가 더욱 작아지기를 --그러나 나 자신의 죽음이 두려워 삶의 기쁨이 작아지는 일이 없기를 --나는 소망합니다.내 마음에 드는 사람들의 사랑  때문에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줄지 않기를--나는 소망합니다.다른이가 내게 주는 사랑이 내가 그에게 주는 사랑의 척도가 되지 않기를 --나는 소망합니다.내가 언제나 남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살기를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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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모래 한 알에서 세계를 볼 수 있고 들꽃 한 송이에서 하늘 나라를 보고우리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영겁을그리고 한순간 속에서 영원을 본다   ( 시,  윌리엄  블레이크 1757- 1827)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에 유명한 화가이자 시인이었다.그는 성경을 사랑했지만 교회는 한번도 출석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 '저는 이름이 없어요저는 이제 이혼했어요내가 뭐라고 부르던? 행복해요, 저는기쁨이 제 이름이죠달콤한 기쁨이 함께하길 -- (시,윌리엄 블레이크) 미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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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송이나는 꽃잎에 숨어서 기다리리 이렇게 정다운 너하나는나비와 꽃송이 되어 다시 만나자         너를 생각하면  문득 떠오르는  꽃 한송이나는 그 꽃잎속에  숨어서 기다리리 노래가 되어 많은 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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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희망은 삶에서 누린 가장 멋진 축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희망은 한마리 새영혼 위에 걸터 앉아가사 없는  곡조를 노래하며그칠 줄을 모른다. 모진 바람 속에서 더욱 달콤한 소리아무리 심한 폭풍도많은 이의 가슴 따뜻이 보듬는그 작은 새의 노래 멈추지 못하리. 나는 그 소리를 아주 추운 땅에서도아주 낯선 바다에서도  들었다.허나 아무리 절박해도 그건 내게빵 한 조각 청하지 않았다.          (시 , 에밀리 디킨슨, 1830-1886)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의 자연, 청교도 주의를 배경으로 사랑, 죽음 , 영원을 주제로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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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들꽃처럼 사는거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들꽃처럼 사는거다구름 낀 세월에찡그리지 않고말없는 호수에 내 그림자 드리우고허허로운 하늘을  마주하며그저 웃는 거다 아름다움을 가꾸며 사는거다비가 내리면  빗물에 젖고바람이 불면 나래를 접고햇살 쏟아지면 홀로 걷고강물은 여여히 흐르고길은 저마다 외로운 것들녘에 이는황혼에 기대어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그저 들꽃처럼 사는거다  ( 이정기, 시인, 들꽃, 1995년)  갈 들녘을 거닐다 ‘그대는 왜 이한적한  곳에 피었는가?’ 들꽃에게 묻고 싶다. 들꽃이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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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 솔의 침묵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천인 무성'이라는데 나같이 속좁은 여자는  푸른 솔의  침묵에 등 기댄다 (시,박경자  푸른 솔 박경자  우뢰같은 그침묵그 소리없는 그소리밤새워 푸른 가슴  청풍에 씻어 내고 하늘 우러러정갈한 머리 카락 그 마음 , 그 푸르름옛 선비의 가슴  그 맑고, 그 푸르름'어디  사람 없는냐'--깊은 산  우뢰같은 산 메아리  오늘같이  길이 보이지 않는 날엔 그 푸른 솔에 등기댄다. 아랫 마을  산자락 밑에 손바닥만한  밭을 팔았다가 다시 사들인 노인에게  왜 이 산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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