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시와 수필]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4-12-23 08:40:58

시와 수필,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눈은 내리지 않았다

강가에는  또다시 죽은 아기가 버려졌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밤하늘엔  별들은 떠 있었고

 

사람들은  아무도 서로의 발을 씻어주지 않았다

 

육교 위에는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여자가 앉아 있었고

 

두손을 내민  소년이  지하도에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소년원에 간 소년들은 돌아오지 않았고

 

미혼모 보호소의 철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집 나온  처녀들은  골목마다 담배를 피우며

 

산부인과 김 과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돈을 헤아리며 구세군 한 사람이  호텔 앞을 지나고

 

적십자사  헌혈차 속을 한 청년이 끌려갔다

 

짜장면 먹고 눈을 맞으며  걷고 싶어도

 

그때까지 눈은 내리지 않았다

 

전철을 탄 눈먼 사내는 구로역을 지나며

 

아들 손을 잡고 하모니카를 불었다

 

사랑에 굶주린 자들은 굶어 죽어 갔으나

 

아무도 사랑의 나라를 그리워하지 않았다

 

기다림은 용기라고 말하지 않았다

 

죽어가는  아들을 등에 엎은  한 사내가

 

열리지 않는 병원 문을 두드리며 울고 있었고

 

등불을 들고  새벽송을  돌던 교인들이 

 

그 사내를 힐끔 쳐다보며 지나갔다

 

멀리 개 짖는  소리 들리고

 

해외 입양가는  아이들이 울면서 김포 공항을  떠나갔다 ( 시, 정호승)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눈은 내리지 않았다.

사랑에 굶주린  사람들이 

육교 밑에 죽어가도 

아무도 거들 떠 보지 않았다.

선물 꾸러미에  눌려 죽어도 

소년원에 보내진 우리 아이들은 

장난감 인형 하나  품에 안지 못했다

교회는  오실 예수 영접에 화려한 성가가 울려 퍼져도

교회밖 울타리엔 사랑에 굶주린 우리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교회 곳간 문은 차고 넘쳐도  우리 밖엔 굶어 죽은 자들이 많았다.

육교 아래  엄마 품에 안겨  굶주린 배를 움켜 쥐어도 

교회는 오실 예수 성탄에 세상을 보지 못한다

예수가 다시 오셔도 그 어디에  누울 말 구유가 없다

거리에 쓰러 진 버려 진 아이들 , 소년원을 두드려도 무니 꼭꼭 닫혔다

교회는 세상밖을  쳐다보며  우린 구원 받는 자라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세상은  무기를 만들고, 땅금 뺏기에 눈이 멀어 

사람을 살상 무기로 삼아 지구별엔  끝없는 전쟁으로 피에 물들었다

 

오실 예수가 누울 말구유는 어디에 있는가 ---

 눈은 내리지 않았다

새벽송을 부르던  사람들도 떠나고 

총성, 아픔 투성이의 지구 별을 떠나 

하얀 눈이 내리는  평화의  성탄 절은 

그 어느 나라에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에

아기 예수는 누울 곳이 없다

교회는  말구유가 없다

아기 예수는 어디에 ---   (시, 박경자)

 

Merry Christmas !!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새소망, 새해(New Hope, New Year, 시편Psalm 102:25-2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로고스 하나님은 태초에 천지를 말씀으로 창조하셨습니다(창 1:1). 다사다난했던 2024년도 현하,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희망찬

[삶과 생각]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삶과 생각] 지난 한해를 돌아보며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그냥 저냥 또 한해가 지나간다.  못다한 꿈들 또 다시 새해로 미룬다.  알 길 없는 새해  알 길 없는 미래를 향해 간다.  88년간

[시와 수필]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눈은 내리지 않았다강가에는  또다시 죽은 아기가 버려졌다 차마  떨어지지 못하여 밤하늘엔  별들은 떠 있었고 사람들은  아무도 서로의 발을 씻어

[내 마음의 시] 애틀랜타 코페 영웅들
[내 마음의 시] 애틀랜타 코페 영웅들

권  요  한(애틀란타 문학회 회장) 올해 의욕있게 출범한떠오르는 도시 애틀랜타 코리안 페스티발재단 이민 보따리 메고태평양 건너온 용기있는청년들이 의기투합 뭉쳤다 5개월 준비끝 슈

[애틀랜타 칼럼] 목자들의 성탄 준비

이용희 목사 목자라는 말에서 여러분들은 어떤 느낌을 받습니까? “양치는 목동들” 하면 평안한 안식과 낭만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가 느껴지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당시 팔레스틴의

[벌레박사 칼럼] 엄청 큰 주머니 쥐(possum)가 나타났어요

벌레박사 썬박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변에 가끔씩 보이는 동물들이 있다. 미국에서는 파섬이라고 불리는 큰 주머니 쥐 종류의 동물이다. 파섬은 일반적으로 덩치도 크고, 공격적인 성향이

[법률칼럼] 추방재판후 입국

케빈 김 법무사   미국 이민법 INA §212(a)(6)(B)에 따르면, 추방재판 출두 통보서를 받은 외국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민법정에 출두하지 않고 출국했을 경우, 해당 외

[행복한 아침] 송구영신 길목에서

김정자(시인·수필가)          송구영신 길목이다. 한 해를 바르게 살아왔는지 가슴에 손을 대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고 답변이나 해명을 제시해야 하는 시간이라 그런지 어디에도

[만파식적] 아베 아키에
[만파식적] 아베 아키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접촉점을 찾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그가 일본에 대해 무리한 요구를

[오늘과 내일] 스트레스를 이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

정신과의사 엘리자벳 퀴블러-로스 박사의 책 <인생수업>에는 열여덟 살 아들을 둔 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는 매일 저녁 집에 돌아오면 아들이 여자 친구에게서 받은 보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